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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8.20(화) 16:54
임을 위한…5월의 노래
2019년 05월 15일(수) 16:37
언제나 그랬듯이 지금까지도 5월이면 우리들의 마음을 처절하게 움켜쥔다.
그것은 5·18이 생각나기 때문일 것이다.
피투성이의 아비규환이 뇌리를 스친다. 주먹밥이 생각나고, 헌혈을 하겠다고 팔을 걷어 부치고, 줄을 서던 그런 모습도 떠오른다. 민주·인권·평화를 위해 군사독재 정권에 맞서 분연히 일어섰던 80년 5월 그날이 39년을 맞았다.
5월 그리고 18일 이라는 숫자는 해마다 다시 오지만 광주의 5·18은 이 땅에 진정한 민주주의가 그 숭고한 뜻을 기려야 한다. 그 넋을 위로해야 한다. 더 나아가 ‘5월 정신’의 계승·발전을 위한 다짐하는 그런 날이어야 한다. 또 ‘5월의 노래’는 해마다 5월이 오면 빛고을을 물들였다. 이제 다시 5월이다. 5월은 ‘5월의 노래’가 있다.
광주의 한 단칸방에서 카세트 녹음기로 만들어진 노래 테이프는 수없이 복제돼 방방곡곡으로 전해졌다. 광주 대학살의 패배감과 자괴감, 하지만 새날에의 희망을 버릴 수 없던 산자들은 숨죽이며 노래를 불렀다.
노래에서 힘을 얻고, 서로 어깨를 걸었다. 노래는 노동현장에서, 산업현장에서, 거리에서, 대학가에서, 새날을 향한 싸움의 현장에서 ‘깨어나서 외치는 함성’으로 되살아났다.
‘그 해’ 광주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산화해간 영령을 기억하고, 숭고한 뜻을 이어가겠다는 맹세의 노래였다.
80년대 민주화 장정의 초석을 이룬 5·18민주항쟁의 역사와 정신이 오롯이 깃들어 있는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이다.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을 앞두고 이미 추모 분위기는 고조되었다.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 5·18민주묘지에 5월 영령을 기리기 위한 추모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우리 사회의 민주화는 4·19혁명, 그리고 5·18민주화운동을 거쳐 1987년 6월 민중항쟁으로 그 꽃을 피웠다.
지금 우리 사회가 누리는 민주주의는 5월 광주에서의 의로운 희생을 바탕으로 열매를 맺은 것이다.
돌이켜 보면 5·18민주화운동은 한국 민주주의 역사의 기념비적 사건이다. 관련 기록물이 201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오를 만큼 국제적으로도 공인받은 한국 민주화운동의 시작이다.
그런데도 최근의 극단적 표현과 흉포한 행동이 날로 증폭되는 것 같아 섬뜩할 지경이다. 이제 정부와 여당은 물론 보수 진영도 5·18을 왜곡·폄훼하는 극단적 언행을 방관하는 태도를 보여서도 안된다.
단호한 대처를 통해 더 이상의 국론 분열과 갈등을 막고 국민대통합의 길로 나가야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
좋은 계절이다. 오월은 '계절의 여왕'이라 했다. 청자(靑資)빛 하늘이 / 육모정탑 위에 그린 듯이 곱고 / 연못 창포잎에 / 여인네 맵시위에 / 감미로운 첫 여름이 흐른다 / 라일락 숲에 / 내 젊은 꿈이 나비처럼 앉은 정오(正午) / 계절의 여황 오월의 푸른 여신 앞에 / 내가 웬일로 무색하고 외롭구나. / 밀물처럼 가슴 속으로 몰려드는 향수를 / 어찌하는 수 없어 / 눈은 먼 데 하늘을 본다.
노천명의 시 '푸른 오월'이다. 산천은 연두색에서 점점 녹색으로 바뀐다. 그리고 진녹색으로 변하여 싱그러움을 더한다.
오월은 개구쟁이들에게는 어린이날, 부모님께는 어버이날, 선생님들께는 스승의 날, 소중한 행사들이 소복소복 쌓여있다.
모두가 시끌벅적 마음은 들뜨게 될 것이다. 이제는 5·18희생자 유족 등 평생의 한을 안고 살아가는 관련자들의 상처를 해집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
5월의 푸름이 영원하듯 광주정신은 결코 퇴색되지 않고 역사속에서 더욱 푸르게 빛날 것이다. 그렇다 모두가 5월의 노래를 부를 때 진정어린 '국민행복'의 길을 찾을 수 있게 될 것이다.
이제 모든 것을 새롭게 대하고 다시 시작해 보자. 아름다운 꽃을 보듯이 세상을 반기며 보듬어 보자. 그윽한 향기, 소중한 인연, 언제나 변함없이 오월의 세상을 향해 축복의 노래를 마음껏 불러보자!
그러다 보면 행복의 꽃들이 살그머니 우리 곁에 찾아와 향기로운 꽃 내음을 피울 것이다.
장기채 주 필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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