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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기피 포지션이던 GK, 인식도 인기도 연봉도 UP
2019년 08월 13일(화) 16:47

지난 11일 울산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울산현대와 대구FC의 경기를 앞두고 대한축구협회는 공식 SNS 계정에 '김승규vs조현우 국가대표 수문장들의 K리그 첫 맞대결'이라는 문구와 함께 두 선수의 캐리커처를 게재했다. 이례적인 일이었다.
축구협회가 협회 직접 소관이 아닌 K리그 경기를 홍보하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 아니지만 전면에 내세우는 간판스타가 양 팀의 골키퍼라는 것은 더더욱 낯선 모습이었다. 협회 관계자는 "주목할 경기, 신선한 이슈가 있으면 가끔 이렇게 만든다. 마침 대표팀에서 경쟁하는 골키퍼들의 맞대결 경기가 있어서 만들어봤다"고 전했다. 이제 골키퍼가 이슈가 되는 시절이 왔다.
그리 멀지 않은 과거까지도 골키퍼는 한국 축구의 가장 취약한 포지션 중 하나였다. 예나 지금이나 축구 꿈나무들 중 공 좀 찬다는 친구들은 공격수를 원한다. 박지성 이후 미드필드 지원자들이 크게 늘었지만 여전히 수비수는 선호하지 않는다. 골키퍼는 더더욱 소외된다.
잠재력을 갖춘 유망주들이 공격수나 미드필드로 빠져나가다보니 대형 수비수, 뛰어난 골키퍼가 잘 나타나지 않았던 게 한국 축구의 현실이었다. 하지만 상황이 달라졌다. 축구협회가 자랑스럽게 소개한 울산 김승규와 대구 조현우를 비롯해 A급 수문장들이 수두룩하다.
유상훈(서울) 송범근(전북) 윤보상(상주) 노동건(수원) 오승훈(제주) 등 K리그 각 구단들의 No.1 골키퍼들의 수준이 상향평준화 됐다는 게 현장의 평가다. 여자 축구대표팀을 이끌고 지난여름 프랑스여자월드컵에 출전했던 윤덕여 감독은 "남자 대표팀을 보면 부러울 뿐이다. 좋은 골키퍼들이 참 많다. 솔직히 K리그에서 주전으로 뛰는 골키퍼라면 누구를 대표팀에 데려와도 큰 문제가 없을 정도로 기량들이 좋다"는 속마음을 전한 바 있다.
이웃 일본 J리그로 시선을 돌려도 권순태(가시마 앤틀러스) 정성룡(가와사키 프론탈레)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구성윤(콘사도레 삿포로) 등 한국산 지키미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김승규가 최근까지 비셀고베에서 뛴 것을 포함해 해외진출 GK도 꽤 많아졌다. 더 고무적인 것은 좋은 선수가 빠져나갔음에도 대체자들이 빈자리를 느끼게 하지 못하는 활약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1983년 시작된 한국 프로축구리그 초창기에는 사리체프(신의손) 등 많은 팀들이 외국인 골키퍼를 썼다. 한국인 골키퍼들의 수준이 부족했던 영향이 컸다. 그런데 토종 골키퍼들의 수준이 점점 더 떨어진다는 축구계 내부의 우려와 함께 1996년부터 외국인 골키퍼 출전에 제한을 두기 시작했고 1999년부터는 아예 외국인 골키퍼 영입 금지 조항이 생겼다. 이렇듯 가장 취약했던 자리인데 어느덧 풍성해졌다.
2002 한일 월드컵과 2010 남아공 월드컵 때 대표팀 GK코치로 활약한 것을 비롯, 사실상 대한민국 GK 코치 1세대라 부를 수 있는 김현태 프로축구연맹 경기위원장은 "예전에 골키퍼는, 선호하지 않는 수준이 아니라 기피 포지션이었다. 인기도 없었고 다른 포지션 선수들에 비해 연봉도 적었으니 하려는 선수가 없었다. 지원자 자체가 부족했으니 그 속에서 좋은 선수 건지는 것은 더 어려웠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우리가 선수 생활할 때만해도 GK코치 자체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1990년대 말, 2000년대 초반 들어 전문적인 골키퍼 코치들이 프로팀에 배치되면서 체계적인 교육이 가능해졌고 그 시간이 쌓이면서 우리 수문장들의 수준도 많이 올라왔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 흐름은 앞으로 더 이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조현우도 그렇고 김승규도 그렇고 프로에 좋은 골키퍼들이 많다. K리그1 뿐만이 아니다. K리그2 경기장을 가 봐도 좋은 골키퍼들이 많다. 대학교에도 많다"고 흐뭇한 표정을 짓더니 "올해 올스타전(유벤투스 친선경기) 최다득표자가 골키퍼 조현우였다. 처음 있는 일이다. 골키퍼를 바라보는 인식도 달라졌고 인기도, 연봉도 높아졌다. 앞으로도 이런 흐름은 더 이어질 것"이라고 긍정적 견해를 피력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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