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안군, 버스터미널 이전부지에 도로개설…"특혜의혹" 시끌 도시계획 변경으로 주민숙원 '터미널 이전' 불투명 터미널 이전 없이 도로개설 "땅값만 올렸다" 비판여론

2019년 12월 09일(월) 17:44

1972년에 준공된 무안 버스터미널 오래 되고 비좁아 이전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무안군이 지역 유지가 소유하고 있는 버스터미널 이전 부지의 도시계획을 변경, 도로를 개설해 특혜의혹이 일고 있다.
더욱이 이번 도로 개설로 인해 오랜 주민숙원 사업인 노후된 버스터미널 이전이 사실상 좌초되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9일 무안군에 따르면 최근 무안읍 황토클리닉타운 인근에 공사비 4억원을 들여 폭 10m, 길이 283m의 왕복 2차로 도로를 지난 3월13일 착공, 지난달 12일 완공했다.
군은 도로 개설을 위해 사유지 8필지 2013㎡를 매입했으며, 이를 위한 보상비는 총 5억4292만460원에 이른다.
이번에 신설된 도로가 무안 버스터미널 이전 부지를 가로 질러 개설되면서 터미널 이전사업이 사실상 불투명해 지거나 축소가 불가피해졌다.
현재의 무안 버스터미널은 지난 1972년 3월12일 준공돼 건물이 노후되고 비좁아 오래 전부터 이전의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이에 따라 무안 버스터미널 측은 1990년대 초반 무안군에 황토클리닉타운 인근 부지에 버스터미널 이전하겠다는 계획을 군에 알렸다.
무안군도 이를 위해 지난 1995년 자연녹지인 터미널 이전부지를 준주거지역으로 변경시켰다. 또 터미널 주변에는 여객자동차터미널 신설에 따른 터미널 주변 도시계획도로를 신설했다.
하지만 군은 석연치 않은 이유로 지난 2017년 도시계획도로 변경을 통해 터미널 주변 도로를 50m 옆으로 옮겨 이전부지를 관통하는 것으로 변경시켰다.
이와 관련, 무안군 관계자는 "터미널 이전부지는 내년이면 장기미집행 시설로 이전 계획이 사라진다"면서 "이에 따라 맞은 편 도로와의 이용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도로를 개설한 것"이라고 밝혔다.
터미널 이전 부지 소유주이자 현 무안버스터미널 대표인 박모씨는 "도로가 개설됐어도 기존 터미널에 비하면 면적이 넓어 새 터미널 부지로는 충분하다"면서 "이전하려면 최소 30억 정도 비용이 소요되는 만큼 타 자치단체처럼 군에서 새 터미널을 지어 위탁해 주길 바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도로 개설은 제가 요청한 사안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하지만 버스터미널 이전을 전제로 도시계획도로를 개설하기로 했으나 정작 버스터미널을 이전하지 않았음에도 도로가 개설돼 땅 주인들만 큰 이득을 봤다는 특혜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터미널 이전을 전제로 부지를 자연녹지에서 준주거지역으로 변경한 만큼 터미널 이전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땅값만 올려준 것 아니냐는 비판 여론이 일고 있다. 
실제 부동산 실거래가를 살펴보면 2013년 평당(3.3㎡) 100만원대 초반에 거래되던 인근 땅이 도시계획도로가 뚫린다는 소식에 올해 초 280만원대에 거래되기도 했다.
지역에선 일부 공무원들까지 차명으로 이 땅을 소유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면서 민심이 극도로 악화한 상황이다.
무안군 지역개발과는 "황토클리닉타운 진입도로는 당시 무안읍의 요청으로 건설됐다"면서 "도로 위치 변경은 도로의 효율적인 이용을 위해 전적으로 무안군에서 결정했고 안전 문제도 무안경찰과 협의했다"고 밝혔다.

무안=이기성 기자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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