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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겁고 예민한 검찰 개혁에 대하여
2020년 01월 14일(화) 17:10
한 때, 우리 사회에서는 함부로 이야기 하면 안 되는 3대 금기어(禁忌語)가 있었고 지금도 있다. 정치 이야기, 종교 이야기, 지역 이야기이다. 자기가 좋아하고 지지하는 정치인을 비방하거나 좋지 않게 말하면 바로 흥분하고 싸우기 쉽다. 심지어 식당에서 옆자리에 앉아 있던 모르는 사람이 말을 엿듣고 흥분해서 달려드는 경우도 있고, 택시 타고 가다가 운전기사와 말다툼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다. 정치인과 정치 문제는 모든 사람들이 관심이 많고 연(連) 인원 수천만 명이 참가한 촛불집회를 거치면서 국민이 많이 깨어나서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종교 문제도 말 조심해야 할 영역이다. 자기가 신앙하는 종교를 조금이나마 비난하면 말할 것도 없고, 종교적 자존심이나 신앙 가치를 언급하는 것도 조심해야 한다. 정통 종교에서 이단(異端)으로 규정하고 비난하는 사이비(似而非) 종교도 신자 수가 많아지면 이단 딱지를 떼는 사례도 많다. 정통 종교이더라도 눈이 먼 맹(盲)신도, 미친 광(狂)신도가 되어서 상식과 이성을 잃어버리는 불행도 우리는 주위에서 보개 된다. 종교는 고단한 이 세상에서 험난한 풍파(風波)를 이겨내고 헤쳐나가는 사람들에게 위안과 평화, 배려와 구원을 가르치고 실천하게 만드는 위대한 힘이다.
지역 문제도 지금은 많이 누그려지기는 했지만, 지금도 경상도다, 전라도라고 하면서 말이 많고 벽(壁)도 있는 것이 사실이다. 독재정치에서는 국민들이 단결해서 저항하면 힘들고 난감하기 때문에 국민을 '분열시켜서 통치한다(Divide and Control)'는 주장이 정치와 정치학에서 인정받는 정설이다.
해방 이후만 생각해도 불합리한 혹독한 지역 차별을 수십 년 견디고 헤쳐 온 전라도를 결코 잊어서는 안된다. 호남이 오랜 세월, 부당한 차별과 소외로 낙후되고 기피하는 지역이 되어버린 현실에 결코 부정하거나 눈감고 모른 척 지나쳐서는 인 된다.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국정 전 분야에서 지역 차별과 소외를 해결하고 극복하기 위한 정책과 노력은 중단없이 치열하게 지속되어야 한다.
지금 뜨거운 정치사회적인 이슈인 검찰 개혁에 관하여 망설이다가 용기를 내서 후일을 위하여 나의 소견을 간략하게 요약한다. 일반적인 세상사에 대하여 어떤 말을 해도 의견이 다른 사람이 있을 수 있는 것은 지극히 자연스럽고 당연하다. 그런데 지금 검찰 개혁 문제는 진영(陣營) 논리가 지배하고 있는 대표적인 민감한 문제이다.
진영(陣營) 논리는 자기 편은 잘잘못을 떠나서 무조건 옳고 상대편은 잘잘못을 떠나서 무조건 잘못이고 나쁘다는 식의 대결 논리이다. 진영이라는 말 자체가 생사를 걸고 적군과 대치하고 있는 군대에서 사용하는 용어이다. 진영 논리는 건전한 대결 정도를 넘어서 상식과 양심, 이성과 정의감을 마비시키고 사이비 종교의 광신도처럼 될 수도 있다. 진영 논리에 교묘한 정치적인 선동 선전과 대규모 군중 심리까지 더해지면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갈 데 까지 가야 끝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 올 수도 있다.
검찰 개혁을 바라지 않는 국민은 없다. 윤석열 검찰총장도 자체 검찰 개혁을 했다. 검찰 개혁으l 핵심은 두 가지다. 첫째, 살아 있는 권력도 수사할 수 있는 정치적인 독립이다. 죽어 있는 권력에만 칼을 대는 가혹한 권력의 시녀(侍女)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박근혜·이명박 대통령을 구속 수사할 때는 잘한다고 박수치고, 살아있는 권력도 수사하라고 격려해 놓고 정작 조국 전 장관 등 현재의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니 검찰을 적폐로 몰고 비난하고 수사를 방해하는 것은 본래의 검찰 개혁이 아니다. 그럴듯한 좋은 말은 얼마든지 할 수가 있다. 내가 하면 로맨스이고 남이 하면 불륜이라는 내로남불이다.
검찰 개혁의 둘째 핵심은 무소불위(無所不爲)의 막강한 검찰 권력을 분산시키자는 것이다. 그래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에도 많은 국민이 공감한다. 문제는 두 가지다. 하나는 공수처와 검찰 간의 합리적인 권한 조정 문제이다. 수사 권한을 빼앗아서 검찰 무력화와 공수처의 독립·통제가 문제이다. 둘은 대통령과 법무부장관의 수사 중인 검찰 인사 단행과 법무부 직제 개편으로 현재의 청와대 관련 검찰 수사가 중단 또는 유야무야될 가능성이 높다. 지금도 국민들은 조국 사태로 상처 받고 갈등과 분열 속에 있다. 검찰 개혁으로 진영 논리는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김윤호 논설위원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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