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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 무슨 사태"…황교안과 광주 간극 더 벌어졌다

"무슨 사태"…5·18 폄훼한 황교안 광주와 질긴 악연
'5·18 망언 3인방' 감싸기…송정역 물세례·39주년 갈등

2020년 02월 11일(화) 17:11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지난해 5월3일 오전 광주 광산구 송정역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STOP! 광주 시민이 심판합니다' 규탄 대회에 참석했다가 광주 시민들이 항의를 하자 경호를 받으며 송정역으로 향하고 있다.

"1980년 그때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1980년, 학교가 휴교되고 이랬던 기억도 나고 그러네요."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5·18광주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라고 폄하하는 듯한 발언을 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여권을 비롯한 정치권은 제1야당 대표의 '역사인식'에 문제가 있다며 맹비판하고 황 대표는 "휴교령을 떠올렸을 뿐 광주와는 상관없다"며 네거티브라고 반박하고 있다.
광주에서는 황 대표가 '5·18민주화운동'을 모를리 없다며 해묵은 '지역감정'을 악용하기 위한 의도적 폄훼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 '5·18 망언' 3인방 감싼 황교안…갈등의 시작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황 대표는 지난해 2월27일 자유한국당 대표로 선출된 이후 줄곧 광주와 좁히기 힘든 간극을 드러냈다.
첫 시작은 지난해 '자유한국당 5·18 망언 3인방'에 대한 감싸기 논란으로 불거졌다.
지난해 2월8일 김진태·김순례·이종명 등 한국당 의원은 극우논객 지만원씨를 초청해 국회에서 '5·18진상규명 대국민공청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5·18은 북한 특수군이 일으킨 게릴라 전쟁', '전두환은 영웅', '5·18유공자라는 괴물집단이 세금을 축내고 있다'는 등 5·18을 폄훼하는 발언이 쏟아져나왔다.
광주 5월단체와 시민사회, 정치권 등은 거세게 항의했다. '5·18 왜곡 중단'을 촉구하며 '망언' 의원들의 사퇴와 사과, 당 차원의 징계, 제명을 요구했다.
정치권과 5월단체는 지만원 등을 고소했고, 각계각층에서는 성명과 '5·18 왜곡 반대', 자유한국당 규탄 대회가 열렸다.
자유한국당 내에서도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다. 공청회 이후 한국당 지지율은 크게 떨어졌고, 텃밭인 대구·경북 지역에서도 큰 폭으로 하락했다.
하지만 한국당 윤리위원회는 4월19일 이종명 의원은 제명, 김순례 최고위원과 김진태 의원에게는 각각 당원권 정지 3개월, 경고 조치라는 솜방망이 처벌을 내렸다.
황 대표는 그해 7월16일 당 사무처의 반대를 묵살하고 김순례 의원을 당직에 복귀시키기로 결정했다. 제명 조치를 받은 이 의원도 의원총회 표결을 거치지 않아 여전히 한국당 당적을 유지하고 있다.

◇'5·18망언' 솜방망이 징계…광주송정역 '물세례'

광주 민심은 들끓었다. '5·18 망언 의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을 내린 황 대표에게 사과와 사퇴를 촉구했다.
지난해 5월3일 황 대표는 광주 송정역을 찾았다가 시민들에게 거센 항의와 물세례를 맞았다.
황 대표는 광주 송정역 광장에서 '문재인 STOP(스톱)! 광주·전남 시·도민이 심판합니다' 규탄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부를 심판하자고 주장했다.
광주 시민들은 황 대표가 도착하기 전부터 '임을 위한 행진곡'과 '오월의 노래'를 부르며 "5·18 역사를 왜곡하고 국정농단 세력이자 적폐의 몸통인 자유한국당은 해체하라"고 맞불을 놓았다.
황 대표가 발언을 할 때마다 '1700만 촛불, 170만 청원 자유한국당 해체하라!', '황교안은 박근혜다, 황교안은 광주를 당장 떠나라!'는 푯말을 들고 황 대표 뒤에서 "물러가라"를 외쳤다.
결국 양측의 충돌로 규탄집회는 20여분 만에 중단됐고 황 대표는 고속열차 탑승을 위해 이동하던 중 시민에게서 물 세례를 받았다.

◇아무 사과 없이 5·18 기념식 참석 강행

'송정역 물세례' 이후 황 대표는 5·18민주화운동 39주년 기념식 참석을 공개적으로 예고하면서 대립각을 이어갔다.
5·18망언과 왜곡, 폄훼에 대한 아무런 입장 표명이나 사과 없이 또다시 광주를 찾겠다고 한 데 대해 비난의 목소리는 높아졌다.
5월단체와 시민단체, 정치권 등은 황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황 대표가 5·18 기념식과 추모행사에 참가하려면 △망언의원에 대한 확실한 퇴출 △역사왜곡처벌법 제정에 대한 구체적 약속 △조건 없는 진상조사위 구성 △오월영령들과 광주시민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가 선행돼야 한다는 조건도 달았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5월12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노무현 대통령 서거 10주기 시민문화제에서 "황 대표가 '5·18 망언' 의원에 대한 중징계 없이 기념식에 오는 것은 얻어맞고 지역감정을 조장하기 위한 것"이라며 "물병을 던지는 대신 등을 돌리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광주시민들의 반대에도 황 대표는 '39주기 5·18민주화운동' 기념식 참석을 강행했다. 지난해 5월18일 오전 9시30분 황 대표는 당직자들과 초록색 한국당 관광버스를 타고 광주 북구 운정동 국립5·18민주묘지 입구에 도착했다.
황 대표가 버스에 내려 민주의 문 쪽으로 향하자 시민들이 몰리며 사방에서 거친말이 쏟아졌다.
5월관련 단체는 민주의문 앞에서 '5·18왜곡 처벌법 가로막는 자유한국당 즉각 해체' 등이 적힌 피켓과 현수막을 내걸고 시위했고 시민들은 "황교안 오지마" "황교안 물러가라"며 피켓을 던지거나 거칠게 항의했다.
황 대표는 경호원들의 도움을 받아 15분여 만에 검색대를 통과하고 기념식장으로 이동했다. 이 과정에서 일부 시민은 물을 뿌리고 욕설을 하며 의자를 집어던지기도 했다.
기념식장 안에서도 오월가족 시민들이 일어서서 "황교안 왜 왔냐, 물러가라"고 외쳤고 일부 오월어머니는 오열하며 항의했다.
황 대표는 기념식장을 빠져나가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는 시민들의 격렬한 항의 속에 분양하지도 못했고 결국 승합차를 타고 5·18민주묘지 후문 비상문으로 빠져나가야 했다.

◇ 황교안 "광주 상처 치유·시민 마음 열릴 때까지…"

황 대표는 국무총리 시절이던 지난 2016년 정부 대표로 제3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했다.
당시 그는 "5·18 민주화운동은 우리나라 민주주의 발전에 큰 진전을 이루는 분수령이 되었다"면서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을 받들어 성숙한 선진사회를 구현해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39주년 기념식에서는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에 맞춰 손을 흔들며 따라부르기도 했다.
기념식이 끝난 후 입장문을 통해서는 "제 방문을 거부하고 항의하신 분들 심정도 충분히 헤아리고 이해하고 있다"며 "광주의 상처가 치유되고 시민들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진정성을 갖고 광주를 찾고 광주시민들을 만나겠다"고 밝혔다.
또 "광주의 부정적 분위기를 이용해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안타까운 일"이라며 "하지만 저는 광주를 찾아야만 했다. 광주시민의 아픔과 긍지를 알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동안의 발언을 종합하면 황 대표가 1980년 5월 항쟁이 공식적으로 '5·18민주화운동'이라는 점은 알고 있다.
그럼에도 '무슨 사태'라는, 전두환 신군부가 평가 절하하기 위해 사용한 '광주 소요 사태'라는 취지의 표현을 하며 광주와 간극을 벌린 건 5·18 폄훼를 통한 극우보수층을 껴안으며 보수진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의도로 지역 정치권은 분석한다.
천정배 대안신당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치밀하게 계산된 도발"이라며 "표를 위해서라면 민주화열사도 모독하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뿌리도 부정하는 자는 공당의 대표가 될 자격도, 총선 후보가 될 자격도 없다"고 비판했다.
송갑석 민주당 의원은 "제1야당의 대표인 황교안에게 5?18 민주화 운동은 1980년에 일어난 '하여튼 무슨 사태'에 불과한가"라며 "작년 5월 '광주의 상처가 치유되고 시민들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광주를 찾고 시민들을 만나겠다'는 그의 발언도 한낱 입에 발린 거짓말이었음이 드러난 것"이라고 사과를 요구했다.
광주 '시민과 함께하는 오월광장' 모임은 "황교안이 과연 80년 5.18민중항쟁을 모르고 그랬을까"라고 반문하며 "황교안 본인 스스로 극우 우파세력을 대변하는 정치인이라는 것을 드러내기 위해 의도적으로 왜곡하고 폄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반면 한국당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황 대표가 언급한 내용은 1980년 5월17일에 있었던 휴교령에 따라 대학을 다닐 수 없게 됐던 상황에 대한 것"이라며 "당시 혼탁했던 정국 속에서 결국 대학의 문이 닫혀야 했던 기억을 언급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5·18 광주민주화운동과 관계없는 발언을 억지로 결부시켜 역사인식 문제로 왜곡하고 있다"며 "지역감정을 조장하는 네거티브 공세는 불법적인 허위사실 유포"라고 맞받았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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