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단체 "코로나19 의심에 병원 가도 수어통역 못받아" 인권위에 차별진정…장기적으로 재난대비 통역인력 육성해야

2020년 04월 01일(수) 17:30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병원과 보건소를 찾는 시민들이 많아진 가운데 이들 의료시설에 귀가 들리지 않는 농인들을 위한 수어통역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장애의벽을허무는사람들(장애벽허물기)는 1일 오후 1시쯤 서울 중구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 사태에도 병원을 찾는 농인들은 수어통역을 받지 못해 불편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장애벽허물기는 이런 상황을 개선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를 대상으로 차별 상황을 해결해 줄 것을 요구하는 진정서를 인권위에 제출했다. 
진정서에서 장애벽허물기는 △단기적으로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영상통화가 가능하도록 지침을 만들 것 △수어통역사가 통역에 개입할 경우 안정보장 기준을 만들 것 △중장기적으로 재난에 대비한 전문 수어통역사 양성 등 계획을 세울 것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진정인으로 나선 장애인 활동가 A씨는 5세와 3세 두 아들이 감기 증세를 보여 병원에 갔지만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아 답답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A씨는 "1339로 전화를 하려 했지만 영상통화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있어 포기했다"라며 "(방문한 병원의) 의사가 청각장애인에 대한 인식이 부족해 대화가 안 됐다"고 지적했다. 
장애벽허물기는 "이번 문제는 수어통역을 꺼리는 지역의 수어통역센터와 병원에 책임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근본적으로는 수어통역사에 대한 안전보장 기준을 정하지 않고 병원과 보건소 등에 배치할 전문 수어통역 인력을 배치하지 않은 정부의 잘못이다"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