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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 불지마세요"…경찰 '비접촉 감지기' 동원 음주단속 재개

코로나 사태 이후 110여일만…3단계 단속방식 도입
기본 감지기는 1회용으로 쓰고 다음 검사 때까지 소독

2020년 05월 20일(수) 17:46

"마스크 벗어주시고, 후~ 불지 마시고! 에어컨 좀 꺼주세요"
셀카봉 막대에 손바닥의 1/4정도의 작은 기계가 운전석으로 쑥 들어간다. 경찰 음주단속에 걸린 운전자는 그 작은 기계 앞에서 말이 없다. 10초 정도의 시간 동안 경찰은 괜히 말을 건다. "어디까지 가세요?' 음주 안하셨죠?" 비접촉식 감지기로 공기 중 알코올 유무를 측정하기 위함이다.
19일 오후 9시30분 서울시 강서구 강서주민회관 앞 2차선 도로에는 110여일만에 다시 음주단속을 알리는 불이 도로에 켜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중단된 검문식 음주 단속이 재개된 것이다. 경찰은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1월28일부터 숨을 불어 감지하는 기존의 음주 단속 방식을 중단했었다.
이번 음주측정에는 운전자가 숨을 불지 않아도 되는 '비접촉식 감지기'가 새롭게 등장했다. 경찰에 운전석으로 쓱 들이민 손바닥의 1/4정도의 작은 기계는 바로 비접촉식 감지기다. 운전자 인근 알코올 농도를 자동으로 감지해준다.
술이 아닌 손세정제와 같은 알코올도 비접촉식 감지기가 잡아내기 때문에 이 만으로는 완벽히 음주 여부를 측정할 수는 없다. 때문에 경찰은 3단계 음주측정방식을 이번에 도입했다.
첫째, 경찰은 운전자의 창문을 내리게 하고 비접촉식 감지기가 달린 막대를 운전자 면전 30cm내외 앞에 갖다 댄다. 운전자는 △차량 내 에어컨을 끄고 △마스크를 벗은 상태로 △비접촉식 감지기 앞에서 대기하면 된다.
둘째, 비접촉식 감지기가 만약 차 안에 알코올 성분이 포함됐다고 울리면 실제 알콜이 있는지 유무를 판가름할 수 있는 기본감지기를 다시 운전자에게 갖다 댄다. 이후 기본감지기가 알콜이 있음을 감지하면 셋째로 음주측정기로 가져가 실질적인 혈중 알코올 농도를 측정하게 된다.
"큰 그물코가 있는 그물을 던져서 어느 정도 대상을 한정해놓고 다시 잡는 거죠"
검사에 응한 40대 여성 A씨는 "생소하기는 한데 효과가 중요하다고 본다"며 기기를 유심히 쳐다봤다.
이날 현장을 지휘한 최웅희 강서경찰서 교통과장은 "신형감지기는 공기 중에 있는 알코올을 센서가 감지해서 차량 안에 운전자가 음주운전을 했는지 여부를 1차로 판단하게 된다"며 "구형감지기를 같이 사용해서 음주운전 단속 효율성을 높혔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최 과장은 "차량 안 내부로 경찰이 손을 집어넣지 않고 기기와 운전자와 거리가 있기 때문에 비말 감염 위험성이 적다고 보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음주단속 현장에서 코로나19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비접촉감지기와 구형감지기 2개를 이용해 단속을 실시했다. 구형감지기 중 기본감지기를 쓸 경우 1회용으로 쓰고 보관하고 단속이 끝난 후 소독을 통해 다음 단속에 이용한다. 기존 음주측정 방식에서 비접촉감지기 1개가 더 추가됐으며 기본감지기는 1회용으로 쓴다는 것이 코로나19로 바뀐 점이다.
이날 오후 9시30분부터 오후 11시30분까지 2시간 동안 강서구민회관 앞에서 진행된 음주단속에서는 적발된 시민은 아무도 없었다. 다만 손 세정제를 사용한 탓인지 1차 검사인 비접촉감지기가 반응했지만 2차에서는 알코올이 적발되지 않은 해프닝도 3~4건 정도 발생했다.
경찰은 비접촉감지기 앞에서 10초 이상 운전자의 입을 열게 하기 위해 평소보다 더 많이 말을 거는 수고로움을 겪기도 했다.
한편 지난 4월20일부터 5월5일까지 경기남부지방경찰청 산하 2개 경찰서는 비접촉식 감지기를 시범 운영했으며 실제 음주교통사고가 절반 넘게 감소하는 효과가 나타났다.
최 과장은 "그동안 (코로나 사태 이후) 선별적으로 음주단속을 하다보니까 경찰의 음주단속이 약화됐다는 평가가 있었다"며 "이런 비접촉감지기를 음주단속에 활용하면 시민들에게도 경각심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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