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즐겨찾기 추가
  • 2020.06.04(목) 15:02
호남신문 방문자
전체41,927,171명
오늘7,673명
[사설] 시민이 품어야 할 옛 적십자병원
2020년 05월 20일(수) 17:47
5·18 40돌을 맞은 올해 매각이 진행중인 옛 적십자병원은 5·18 민주화운동 사적 제11호로 전남대병원,조선대병원,기독교병원 등과 함께 계엄군의 무자비한 진압에 희생당한 시민들의 소중한 생명을 살려낸 장소로 아직도 그날의 기억이 생생하다. 현재 5·18 관련 사적지는 모두 29개다. 이 가운데 소유자가 매각을 희망하고 광주시가 매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옛 적십자병원과 홍남순 변호사 가옥 등 2곳이다. 이곳은 귀중한 역사적 가치를 지닌 사적지들로서 일반에 매각되면 자칫 훼손될 우려가 크다.

다행스럽게 이번에 일반 경쟁 입찰을 실시한 옛 적십자병원의 경우 광주시만 응찰해서 매각자를 결정하지 못했다. 입찰자가 많았을 경우 자칫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려 한 계획이 차질을 빚을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학교법인 서남학원 청산인 측은 다음 주 중 이사회를 열어 재입찰이나 수의계약 등 방안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광주시에서 청산인 측과 수의계약 매각 방안에 대한 협의를 하고 있어 조만간 매각에 대한 조치가 취해질 것으로 보인다. 청산인측에서도 매각문제로 시간을 끌것이 아니라 대승적인 결단을 내려 시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결정해 줄 것을 촉구한다.

이 건물은 1954년 적십자병원으로 개원하면서 지역 서민들의 공공보건의료기관 역할을 하다가 1995년 서남대 의과대학병원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다 서남대가 재단 비리 후유증으로 경영 어려움이 가중되면서 2014년 휴업했으며, 2018년 대학이 폐교된 이후에는 사실상 방치상태에 있었다.

적십자병원은 5·18 당시 계엄군의 총칼에 부상을 당한 시민들이 치료를 받고 목숨을 살린 역사적 공간이다. 1980년 5월 21일 전남도청 앞 집단 발포 이후에는 많은 환자들이 실려와 수술할 피가 부족하자 시민들이 팔을 내밀어 헌혈에 동참하는 등 공동체정신이 살아 숨 쉬는 장소다. 아직 미완인 역사적 진실 규명 작업도 중요하지만 소중한 공간을 지켜내는 것도 진실규명 못지 않게 가치있는 일이다.

최신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