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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m거리 불가능" 고3 등교해보니…"방역전문가 상주해야"

식후 화장실선 '양치'하다 거리두기 붕괴
"감염 상황 감수 우려, 책임 교사가 떠안아"

2020년 05월 21일(목) 17:40
등교 수업 후 첫 전국연합학력평가가 치러진 21일 오전 광주 동구 조선대학교여자고등학교 고3 학생들이 마스크를 쓰고 문제를 풀고 있다.

"선생님이 나가면 (학교 안에서) 대다수 친구가 마스크를 벗고 놀아요.“
서울 서대문구 A고등학교 3학년 이한준군(가명)의 말이다. 교사와 경비원 등 관리자의 눈길만 벗어나면 '너무 답답해' 마스크를 벗는다는 것이다.
정부는 20일 고3 학생들의 등교를 예정대로 진행했으나 현장에서는 아찔한 상황이 잇달아 연출되고 있다. "1m 거리두기는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특히 학교 화장실에선 거리두기 붕괴 장면이 발생해 우려가 높다.
전문가들과 교사들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종식 전까지 감염 관리·대응을 해줄 전문인력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예방의학과 교수는 21일 <뉴스1>과의 통화에서 "학생들에게 계속 감염주의를 주면서 손씻기와 마스크 착용을 잘하도록 해야 한다"며 "수업할 때도 창문을 열어 공기를 환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대한예방의학회 메르스위원장을 맡는 등 국내 감염병 역학 전문가로 꼽히는 기 교수는 그러면서도 "감염 상황을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며 현실적인 문제를 언급했다.
그는 "학교에서 어느 누구와도 말을 안 섞고 거리두기를 지속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코로나19 증상 없는 사람만 학교에 들여보내야 하지만, 무증상 감염자도 있어 힘든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학생들 방역관리까지 하는 교사들도 이에 동의하는 분위기다. 경기도 고양시의 한 고등학교에서 학년부장으로 재직 중인 정모씨는 이날 지상파 라디오 채널과의 인터뷰에서 "학생들을 계속 통제하기 쉽지 않다"고 밝혔다.
정 교사는 "학생들이 복도에서 다른 반 친구들과 만나고 오랜 만에 얼굴을 보면 순간적으로 방역수칙을 놓친다"며 "같이 어깨동무하는 친구도 있고 반갑다고 서로 껴안는 친구도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예방수칙인 '1m거리두기' 준수는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그는 '식사 후 화장실에서 양치하는 시간'이 특히 걱정스럽다고 털어놨다.
그는 "복도보다 화장실에서 감염발생 문제가 더 커질 수 있다"며 "(제한된 규모의 화장실에 많은 학생이 몰려) 너도 나도 양치하다 보면 일정한 거리를 두는 것은 힘들다"고 지적했다. 이어 "남학생 화장실에 들어갔더니 양치를 하는 동안 침을 튀기며 마구 말하는 친구도 있는데 아무리 제재하려고 해도 감당이 안 된다"고 걱정했다.
정 교사는 "정부가 보건·방역보조 인력을 학업 현장에 어느 정도 지원해주면 교사 입장에서도 수고를 덜 수 있다"며 "그 정도는 충분히 지원해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덕환 서강대 화학과 교수도 "가장 심각한 문제는 학교에 보건방역 전문가가 부족하다는 것"이라며 "보건교사를 배치했다고 해도 그 많은 학생을 관리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사실상 교사가 방역관리 책임을 모두 떠안는 상황"이라며 "증상자가 발생할 때 학교 측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심스럽다"고 우려했다.
올해 고3 학생의 등교 첫날인 20일 전국 학교에서는 학생 127명이 코로나19 의심 증상으로 선별진료소로 이송됐다. 인천에서는 학생 확진자가 나와 학교 66곳이 즉각 등교를 중단했다. 교육계 일각에서는 고3 학생의 전면적인 등교 중단을 제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덕환 교수는 "코로나19에 대응할 수 있는 전문성과 능력을 갖춘 의료계 인력을 학교에 배치해 상주하게 해야 한다"며 "그렇지 않으면 집단감염 가능성을 떨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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