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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民 1호법안 ‘일하는 국회법’ 발의…‘식물국회’ 사라질까 |
| 2020년 06월 07일(일) 16:36 |
김태년 원내대표의 공약이었던 ‘일하는 국회법’에는 그간 국회의 잦은 파행 원인으로 지적됐던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체계·자구 심사권을 폐지하고, 국회를 상시국회로 만드는 등의 내용이 담길 예정이다.
7일 민주당에 따르면 당내 ‘일하는국회추진단(단장 한정애)’은 6차에 걸친 회의를 마치고 법안 조문 작업에 들어갔다. 이어 토론회와 정부의 의견 청취가 완료되는 대로 의원총회에서 추인을 받고 이르면 이번 주 법안을 발의한다는 입장이다.
추진단은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 폐지 △국회 상시국회 전환 △본회의·상임위 회의 등 출결현황 공개 △윤리특별위원회 활성화 △국정감사 정기회 이전 실시 등을 담은 내용을 발의한다.
기본적인 콘셉트는 그간 여야 원내대표의 협상에 의해 진행되던 국회의 의사일정을 국회법에 명시해 ‘식물국회’라는 비판을 받아왔던 국회 파행을 줄이고, 국회의장과 상임위원장 중심으로 국회를 운영하게 만들자는 것이다.
가장 중점적으로 추진되는 것은 법사위의 체계·자구심사권을 없애는 것이다.
현재는 각 상임위에서 통과된 법안이 본회의에 올라가기 전 법사위에서 기존 법과 충돌하는 부분이 없는지 체계·자구 심사를 받게 돼 있다. 이에 민주당은 법사위가 ‘상원’과 같은 역할을 하게 돼 정쟁의 수단으로 활용되고, 법안의 발목을 잡아 왔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민주당은 해당 권한을 국회의장 산하의 별도 기구로 옮길 계획이다. 각 상임위의 법안소위를 통과한 법안은 의장 산하 별도 기구에서 체계·자구 검토의견을 받은 다음 상임위 전체 회의 의결을 거쳐 본회의에 올리는 절차로 수정하겠다는 것이다. 기구는 의원이 아닌 법률 전문가들로 구성돼 검토 의견을 보내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렇게 된다면 ‘법제’ 기능이 빠진 법사위는 법무부, 법제처, 감사원, 헌법재판소, 법원 등과 관련한 내용만 소관하게 된다.
상시국회도 추진된다. 현행 국회법은 매년 9월부터 100일간 열리는 정기국회 이외 임시회는 2·4·6월의 첫날에 열리도록 규정했지만 ‘회기는 의결로 정한다’는 조항 때문에 사실상 여야 교섭단체 협의에 임시국회 일정이 위임됐고 야당은 일정 협의를 지렛대로 삼아 국회 파행을 장기화시켰다. 이에 따라 본회의는 월 2회 개최, 상임위는 월 4회 이상 강제로 개최하도록 국회법을 손볼 예정이다.
이외에도 상임위·본회의 의원 출결 현황을 회의 다음 날 바로 공포하고, 상임위원장은 월 단위로 소관 상임위의 전체회의와 소위원회의의 출결 현황을 국회의장에게 보고하는 방식으로 의원들의 회의 불출석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비상설 특별위원회라서 제대로 운영되지 않았던 윤리특위의 경우 전문가들로 꾸려진 국회의장 직속 윤리조사위를 구성해 제소 내용을 조사한 뒤 특위에 보고하도록 하고 60일 이후 본회의에 자동 부의되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윤리특위를 체계·자구심사권을 폐지한 법사위와 병합해 상설로 운영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국정감사 내실화도 추진된다. 통상 9월 정기국회가 열린 후 9월 말부터 10월 말까지 한달을 할애하는 국정감사를 국회법대로 정기회 이전인 5~6월로 앞당기고, 국감으로 인해 11월에야 겨우 시작됐던 예산 심사를 정기국회 시작과 함께하자는 것이 민주당의 구상이다.
추진단은 오는 11일 ‘일하는 국회를 위한 개혁과제’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입법조사처와 법학자, 헌법학자, 정치학자, 언론인 등 전문가들의 토론을 통해 최종 의견을 수렴하고 안을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은 ‘일하는 국회법’을 야당 원내대표와 함께 발의한다는 구상이지만, 원 구성 협상을 둘러싼 여야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아 공동 발의 여부는 미지수다.
미래통합당이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에 대해 반대하고 있어서다. 허은아 의원 등 통합당 의원들은 지난 5일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 등의 내용을 제외하고, △국회 본회의 상시 개회 △상임위 상시운영 △국민청원 활성화 등을 골자로 한 ‘함께 일하는 국회법’을 발의했다.
민주당이 추진하는 ‘일하는 국회법’의 여야 공동발의는 이날 오후 예정돼 있는 국회의장 주재 여야 원내대표 회동에서 원구성 협상 진전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공동발의 한다면 민주당이 추진하는 ‘일하는 국회법’의 일부 내용은 수정될 가능성도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