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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시련을 이겨낸 인간승리, 바이든 미 대선 당선인
2020년 11월 15일(일) 16:55
지난 11월 3일 실시한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조 바이든(Joe Biden, 78세) 후보가 46대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미국 대통령 선거제도는 국민들의 직접선거인 우리나라와 달리 국민들이 선거인단을 뽑고 선거인단이 대통령을 선출하는 간접선거이다.
11월 첫째주 월요일이 지나고 첫 번째 화요일인 11월 3일은 선거인단을 뽑은 날이다. 선거인단 538명의 과반수인 270명의 선거인단을 확보하는 후보가 당선된다. 선거인단을 통한 간접선거이다 보니까, 4년 전에는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후보가 전체 득표수는 이겼어도 선거인단에 밀려서 도널드 트럼프(Doruld Trump) 후보에게 패하는 이상한 결과도 있었다.
미국은 각 주(州) 마다 법률도 다르고, 특히 우편투표 개표를 언제 어떻게 할지 개표 시기와 방법이 다르고 선거소송 규정 등이 달라서 11월 7일(현지 시간) 개표가 완전히 끝났다.
바이든 후보 306표, 트럼프 대통령은 232표로 당선이 확정되었다. 4년 전 트럼프 후보 306표, 힐러리 클린턴 후보 232표와 똑 같다.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은 불복 의사를 밝히고 소송전을 준비 중이지만 뒤집힐 가능성은 거의 없다. 후진국 사람들이 우리도 트럼프처럼 하지는 않는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현직 대통령의 재선 실패는 1992년 대선 이후 28년 만이다. 트럼프 이전 44명의 대통령 중 연임에 실패한 이는 10명에 불과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득표수는 현재까지 7천263만표로 4년 전 당선될 때 2017년 6천298만표보다 1천만표 가량 증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겐 큰 수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이 그 정도로 높았던 현직 프리미엄의 벽을 넘어서는 저력을 발휘했다고 볼 수 있다.
위스콘신, 미시간, 애리조나, 조지아, 펜실베이니아 등 초접전 지역에서 역전하여 조 바이든이 승리했다. 현지 대통령으로서 자존심도 상하고 7천만명이 넘는 지지층을 생각하고 4년 후를 생각해서 불복하는지는 몰라도 민주주의 선진국 미국에서 썩 보기 좋은 일은 아니다.
조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Kamala Harris, 56세) 당선인의 승리 연설을 끝까지 들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준비된 대통령이었다. 마스크를 쓰고 뛰어 나와서 마스크를 벗고 원고 없이 연설하는 모습은 이미 정치 9단이었다.
오바마 대통령 시절 부통령을 두 번이나 역임하고 상원 외교위원장 등을 거친 원숙한 정치인이다. 한국에도 두 번이나 찾아와서 김대중 대통령과는 햇볕정책을 논의하고 넥타이도 서로 바꾸어 맸다는 일화도 있다.
조 바이든 당선인은 분열을 극복하고 통합과 화합의 대통령이 되겠다. 상대방을 적으로 취급해서는 안 된다. 상대방을 악마화해서는 안 된다. 나를 지지하지 안 했던 사람들도 모두 미국인이다.
지금은 절망을 넘어서 치유의 시간이다. 좀더 자유롭고 좀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겠다. 미합중국을 기회와 가능성의 나라로 만들겠다. 백인과 흑인, 아시아계와 라틴계, 여성을 포함하는 역사상 가장 다양한 정치적 연합체를 이루었다고 자평하고, 세계로부터 다시 존경받는 미국을 만들겠다고 사자후(師子吼)를 토했다.
카멀라 해리스 당선인도 현재 캘리포니아주 민주당 상원의원으로서 캘리포니아주 검찰총장·법무장관 등을 역임했다. 카멀라 해리스는 미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부통령, 최초의 비백인 여성 부통령, 최초의 아시아계 부통령, 최초의 이민자 자녀 부통령에 선출되는 역사를 썼다.
아버지는 자메이카계, 어머니는 인도 이민자였다. 카멀라 해리스도 바이든 당선인과 같이 인종차별과 코로나 통제, 희망과 가능성의 나라를 강조했다. 백인 주류사회인 미국에서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도 눈물 속에 피어난 꽃이다.
나는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당선인의 휼륭한 연설과 정책에도 호감이 깄지만, 그들이 걸어온 인생 역정에 더 주목하고 배웠다.
30세에 최연소 상원의원이 된지 한 달 만에 1972년 교통사고로 첫 아내 니일리아와 딸 나오미를 잃었고, 2015년 장남 보가 46세에 뇌종양으로 떠나 보낸 바이든 당선인의 가족 비극은 한 인간으로서 견딜 수 없는 큰 고난이다.
바이든 아버지가 첫 아내와 딸을 잃었을 때 좌절과 고통에 처한 바이든 당선인에게 주어서 수십년 책상 위에 두고 바라보며 가슴에 새기고 있는 두 컷 만화가 너무나 감동적이다. ‘왜 하필 나입니까? (Why me?), 왜 넌 안 되느냐? (Why not?)’ 이다. 모진 시련과 역경을 당하고 신(神)을 원망하기 쉬우나, 이런 일은 언제나 누구에게나 일어날 수 있다.
스스로 일어서지 않으면 그 일이 너를 삼켜버리고 말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고 한다. 바이든 당선인은 자기에게만 운명의 신이 가혹한 것 같지만, 더 힘든 일을 겪는 더 많은 사람들이 있음을 알고 그들에게 손을 내밀어야 한다는 인생관으로 살아왔다.
김윤호 논설위원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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