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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늦기 전에 집 사자”…전세대란에 전국 집값 ‘들썩’

서울 전셋값 72주 연속 상승…광역시 집값 상승률 8년 만에 최대
10월 주택매매 심리지수 넉 달 만에 반등…“부산·울산 상승 주도”
해법 못 찾는 정부…전셋값 급등→집값 상승→주거 불안 악순환

2020년 11월 18일(수) 17:19
“전셋값이 너무 올라서 그 돈이면 차라리 내 집을 마련하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아요.”
지난 17일 경기도 김포의 한 아파트 단지 내 공인중개업소 대표는 주택임대차시장과 관련한 뉴시스 취재진의 질문에 “전셋집만 찾던 세입자들도 전세난 지쳐 내 집 마련에 나서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표는 “전세 매물 자체가 없고, 전셋값마저 급등하면서 전세난을 견디지 못한 세입자들이 매수로 돌아섰다”며 “매매로 찾는 수요가 늘어 집값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72주 연속 상승하는 등 전세난이 심화한 가운데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 지방 광역시의 집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다.
9억원 이하의 중저가 아파트가 몰린 서울 외곽지역에서 신고가 경신이 이어지고, 지방 광역시 집값 상승률이 통계 집계 이후 8년 6개월 만에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할 정도로 들썩이고 있다.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은 서울과 가까운 수도권 지역의 중저가 아파트 매매에 나서고, 정부의 규제가 덜한 일부 수도권 지역과 지방 광역시에는 투기 수요가 몰리면서 주택시장이 불안한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전셋값 대비 저렴한 아파트를 찾아 수요자들이 몰리면서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매매 거래량이 증가하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또 지방 광역시를 중심으로 서울에 비해 상대적으로 집값이 덜 올랐다는 분위기가 팽배해지면서 집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
72주째 오른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상승폭도 더 커졌다.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9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올라 전주(0.12%)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는 서초구(0.22%)가 역세권 아파트를 중심으로, 강남구(0.21%)는 학군 수요가 많은 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송파구(0.21%)와 강동구(0.20%)도 올랐다.
강북에서는 마포구(0.19%)가 공덕·성산동 등 직주근접성이 높거나 중저가 단지 위주로, 강북구(0.15%)는 정비사업 영향으로 수유·미아동을 중심으로 상승했다. 은평구(0.13%)는 주거 선호도가 높은 응암·녹번동 단지가 강세를 보였다. 또 성동구(0.12%)는 금호동 중소형 및 행당동 대단지 위주로 상승했다.
전셋값이 치솟으면서 수도권 아파트값은 0.15% 올라 전주와 같은 상승폭을 이어갔다. 인천은 지난주보다 0.01% 오른 0.16%를, 경기권은 지난주와 같은 0.23%를 기록했다. 다만, 경기에서는 비규제지역인 김포와 파주의 상승률은 여전히 강세다.
또 지방 광역시의 아파트값도 0.27% 올라 통계 집계 이후 8년 6개월 만에 역대 최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11월 조정 지역에서 해제된 부산이 0.56% 급등했고, 대구(0.39%), 대전(0.37%), 울산(0.35%) 등도 큰 폭으로 올랐다.
정부가 전셋값 대책을 고민하는 사이 집값이 급등하면서 전셋값 상승세가 한동안 잠잠했던 집값을 다시 밀어 올리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 지난달 주택 매매시장의 소비심리지수가 하락세를 멈추고 넉 달 만에 반등했다.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의 ‘10월 부동산시장 소비자 심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주택 매매시장 소비심리지수는 전달 123.4에서 9.0p 오른 132.4를 기록했다. 지난 6월 133.8을 기록한 뒤 지난 9월까지 석 달 연속 하락했으나, 지난달 상승 전환됐다.
이 지수는 전국 152개 시·군·구 6680가구와 중개업소 2338곳에 대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산출된 것으로, 0~200 범위의 값으로 표현된다. 심리지수가 95미만이면 하강, 95이상 115미만이면 보합, 115 이상은 상승으로 분류된다.
서울의 매매시장 심리지수는 7월 155.5에서 8월 137.5, 9월 129.5로 하락했으나, 지난달 131.4로 반등했다. 7·10 대책과 8·4 공급 대책으로 지수가 하락세를 나타냈지만, 다시 상승세로 전환됐다.
수도권의 경우 지난 9월 123.7에서 지난달 129.9로 6.2p 상승했다. 지방 광역시의 매매시장 심리지수의 상승폭은 더 크다. 부산은 145.5로 전달(121.4) 대비 24.1p, 울산은 전달(131.8) 대비 20.9p, 대구는 전달(135.2) 대비 14.7p 상승했다.
전세난이 전국으로 점차 확산하면서 매매·전세시장 심리지수가 동반 상승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단기간 내 공공임대 공급물량을 최대한 확보해 공급하는 대책을 내놓을 것을 예상되지만, 계약갱신청구권, 전월세상한제 등 새로운 임대차보호법 시행으로 촉발된 지금의 전세난을 해결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전셋값을 결정짓는 또 하나의 변수인 신규 공급 물량도 갈수록 줄어든다. 내년부터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면서 덩달아 전세 물건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인포에 따르면 내년 서울에서는 아파트 기준 총 2만3217가구가 분양 예정이다. 이는 올해 입주물량(4만2173가구)의 절반 수준인 55.1%에 불과하다.
전문가들은 전세난으로 전세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면서 집값이 상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극심한 전세난으로 임대 수요가 매매 수요로 전환되고, 비규제 지역에 투자수요까지 몰리며 집값이 급등하고 있다”며 “당분간 전세난이 계속되면서 집값이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권 교수는 “전셋값 상승이 중저가 아파트값을 끌어 올리며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방의 집값이 상향평준화될 우려가 있다”며 “전세시장을 비롯한 부동산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는 실수요 층이 원하는 지역과 시기에 맞게 공급 총량을 늘려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미희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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