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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정의당 당대표의 성추행과 거듭나기
2021년 02월 14일(일) 18:36
  김종철 정의당 당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밝혀지자 정치권과 국민들은 큰 충격과 실망에 휩싸였다. 정의당 배복주 부대표는 지난달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김 대표의 성추행 사실을 밝혔다. 1월 15일 김 대표의 성추행 사건이 발생했고 피해자는 당 소속 국회의원인 장혜영 의원이었다. 당대표에 의한 같은 당 국회의원 성추행은 초유의 사건이다.
  배 부대표의 발표에 의하면, 김 대표가 여의도에서 장 의원과 당무 면담을 위해 식사 자리를 가진 뒤 나오는 길에 사건이 발생했다. 장 의원은 고심 끝에 18일 젠더인권본부장인 배 부대표에게 사건을 알렸다. 정의당은 기자회견에 앞서 대표단 회의를 열었고, 당 징계 절차인 중앙당기위원회에 제소를 결정하고 당규에 따라 김 전 대표를 직위해제했다. 김 대표도 사퇴했다.
  장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정의당 지도부는 김 대표가 저지른 성추행에 대해 성폭력에 대한 무관용 원칙에 의거하여 당기위 제소 및 직위해제를 의결했다. 가해자는 모든 가해사실을 인정하고 사죄하며 모든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저는 이 글을 통해 제가 이번 사건의 피해자임을 밝힌다“고 말했다. 
  그는 "함께 젠더폭력 근절을 외쳐왔던 정치적 동지이자 마음 깊이 신뢰하던 우리 당의 대표로부터 저의 평등한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훼손당하는 충격과 고통은 실로 컸다"며 "또한 훼손당한 인간적 존엄을 회복하기 위해 문제를 제기하는 과정에서 다른 여러 공포와 불안을 마주해야 했다. 가해자가 모든 가해 사실을 인정하고 정치적 책임을 받아들였기 때문에 처벌은 원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은 김 전 대표 성추행 사건에 대해 "다른 누구도 아닌 공당의 대표가 저지른 성추행 사건"이라며 "지금까지 정의당의 모습에 비춰 이번 사건으로 국민의 충격은 가늠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야당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이종배 국민의힘 정책위의장은 "앞에서 인권과 진보를 주장하면서 뒤에서는 추악한 행동을 저지른 이중성에 두 얼굴의 야누스가 떠오른다"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경악스럽다는 반응이다.
  행운도, 불행도 혼자서 오지 않고 쌍둥이처럼 나란히 온다는 속담도 있다. 엎친 데 덮친다는 격으로 정의당은 곤혹과 위기의 연속이다. 당대표의 성추행 사건으로 내홍을 겪은 것에 이어 당 최연소 국회의원이었던 류호정 의원의 '비서 부당해고' 의혹이 지난달 29일 불거졌다. 비서를 면직하는 과정에서 통상적 해고 기간을 준수하지 않고 7일 전 통보해 노동법을 위배했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류 의원은 논란에 대해 "국회 보좌진은 근로기준법, 국가공무원법의 적용대상이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최대한 조용하게 수습할 수 있다고 믿었던 제 오판을 용서해 주시면 좋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정의당은 오는 4·7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에 후보를 내지 않기로 결정했다. 당대표가 성추행으로 대표직에서 사퇴한 데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정호진 정의당 수석대변인은 2월 3일 브리핑에서 "김 전 대표 성추행 사건으로 국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렸다. 후보를 공천하지 않는 것이 책임정치의 대원칙을 지키는 것이자, 공당으로서 분골쇄신하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실천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인권·젠더·성평등 등 이슈에서 목소리를 높여 온 정의당, 그 정의당의 당대표가 성추행을 했으니, 정의당은 부끄럽고 참담할 것이다. 타격이 클 것이다. 서울시장 선거도 박원순시장의 성추행으로, 부산시장 선거도 오거돈 시장의 성추행으로 4월 3일 치루어진다.  
  나는 가끔 말하지만, ’인간은 성적 동물(Sexual Animal)이다’고 생각한다. 인간의 2대 욕망은 식욕과 성욕이지만, 가장 기본적인 식욕이 해결되고나면, 강렬하게 일어나는 성적 충동과 성적 욕망을 제어, 조절, 절제, 인내, 억압, 외면하기가 쉬운 노릇이 아니다. 종교적인 성직자들이 밥을 굶는 단식이나 금식을 상당한 기간을 견딜 수 있으나, 본능적인 성욕을 억누르기가 가장 어렵다고 실토한다. 
  1년 가까운 코로나 장기화로 설 명절에도 고향에도 못 가는 신세에 자영업자·소상공인들의 생존권 투쟁, 양부모와 친부모에 의한 아동학대 살인·치사사건으로 모두들 견디기 힘든 시간이다. 여기에 성추행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안희정 충남 도지사의 성추행 사건이 진행 중인데, 불난 곳에 기름 붓는 격으로 정의당, 너 마저! 
  사회와 기득권층이 죄다 썩어도 도덕성과 상식을 지켜가는 집단과 사람이 있어야 한 줄기 희망이 있다. 정의당이 다른 정당과 차별성을 보여 준 것은 그나마 불행 중 다행이다. 개인이나 조직이나 절망과 충격을 딛고 일어나야 살아 남을 수 있다는 것은 불변하는 만고(萬古)의 진리이다.
김윤호 논설위원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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