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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절염 · 근육통 안고 살아”… 환경미화원, 4만여 걸음에 5t 수거

코로나로 늘어난 쓰레기 수거량에 건강 ‘적신호’
늦게 내놓은 쓰레기, 다시 수거하는 2차 수거’ 생겨

2021년 02월 21일(일) 17:54
“쓰레기 대란인 만큼 더 많이 뛰어야죠.”
동 트기 전 어둠이 짙게 깔린 지난 18일 오전 광주 동구 서석동 주택가.
4.5t 쓰레기 수거 차량이 멈췄다. 연두색 안전 조끼를 입고 털 모자·장화로 중무장한 환경 미화원 2명이 골목 안을 향해 냅다 뛰었다.
미화원들은 코로나19 이후 늘어난 가정 쓰레기를 수거하기 위해 부지런히 뛰었다.
1대의 수거 차량마다 3인 1조로 구성된 이들은 오전 6시부터 오전 11시까지 2개 동의 모든 쓰레기 수거를 마친다.
주택 문 앞에 10~50ℓ 종량제 봉투가 쌓였다. 불과 30~40초 만에 주택 3가구를 돌며 묵직한 쓰레기 봉투를 양 손에 쥐고 나오길 수 차례 반복했다. 미화원들은 수거한 쓰레기를 압착판 속으로 던졌다. 종량제 봉투가 ‘탁’하고 터져 계란 파편이 사방으로 튀었다.
영하 5도의 날씨에도 미화원의 뺨에 땀이 흘러내렸고, 호흡은 가빴다.
미화원이 숨 고를 틈 없이 “가세”라고 외치자 차량이 출발했다. 미화원은 차량에 오르내리는 시간을 단축하고자 다음 수거 구역 30여m까지 잰 걸음을 걸었다.
미화원은 “코로나19 이후 외식과 야외 활동이 줄어들면서 쓰레기가 한 구역당 3~4봉지에서 6봉지로 늘었다. 1번 수거할 것을 2차례 오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동구 용산동 한 주택가에선 재활용품 수거 미화원이 쓰레기 봉투에 ‘재활용품 거부’ 안내 스티커를 부착하느라 분주했다.
재활용 쓰레기로 내놓은 배달 용기에 찌꺼기와 양념이 남아 있어 수거가 불가능했다.
미화원은 “배달 용기 내 잔여물을 세척, 버려야 재활용이 가능하다. 코로나19 이후 배달 용기가 부쩍 늘었지만 깔끔하게 세척해 버린 세대가 드물어 스티커 붙이는 시간도 상당 소요된다”고 말했다.
미화원들의 휴게 시간은 30분이다. 이들은 오전 11시께 인근 식당을 들러 20분 동안 점심 식사를 마친 뒤 나머지 10분 동안 휴식 시간을 가졌다. 법적으로 1시간 휴게 시간이 보장됐지만, 늘어난 쓰레기 수거와 오후 2시까지 ‘2차 수거’를 마치려면 휴게 시간을 줄여야 했다.
환경 미화원 A씨는 “지난해부터 큰 도로변을 돌며 주민이 늦게 내놓은 쓰레기를 다시 수거하는 ‘2차 수거’가 생겼다. 구청에서 증원하고 쓰레기 차도 늘렸지만 역부족이다. 코로나19 이후 쓰레기량이 40% 늘어난 데다, 2차 수거가 생기면서 업무량이 배로 늘었다”고 한숨을 쉬었다.
하루 평균 3~4만 보를 걷고 약 5t의 쓰레기를 옮기는 미화원들은 근육통·관절염을 달고 산다. 병원에서 처방 받은 약과 부황 등은 필수품이 됐다.
또다른 미화원 B씨는 “연골 수술을 했다. 손목 터널 증후군과 발바닥이 찌릿한 통증을 안고 산다. 병가를 쓸 수 있지만, 업무 공백이 생기면 당장 다른 미화원의 업무가 가중돼 망설여진다. 병원 물리 치료나 집에 비치한 전기 치료기로 통증을 달랜다”고 말했다.
한편 21일 광주시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지역 일일 평균 재활용품 쓰레기 발생량은 ▲ 2018년 74.7t ▲ 2019년 83.3t ▲ 2020년 98.5t 등으로 나타나 꾸준히 늘고 있다.
기동취재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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