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성매매 아동·청소년은 피해자"…인권위 법개정 촉구
2019년 09월 09일(월) 16:39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가 성매매 아동·청소년은 엄연한 피해자라며 이들을 '피해 아동·청소년'이라고 개정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의 조속한 처리를 촉구했다.
인권위는 9일 성명을 내고 "사회적·경제적 약자인 아동·청소년에 대해서는 자발성이나 동의 여부 등에 상관없이, 모든 성매매 아동·청소년을 연령 제한 없이 피해자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회에 "전향적인 태도로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상 '대상 아동·청소년'을 '피해 아동·청소년'으로 개정할 것을 요구했다.
인권위가 지난 2016년 발표한 아동·청소년 성매매 관련 실태조사 '성매매에 이용된 19세 미만 아동·청소년 52명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처음 성매매를 경험한 나이는 평균 15.7세이고, 만 13~14세가 전체의 10.6%를 차지했다. 성매매 방식은 '스마트폰 채팅 앱'이 59.2%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설문응답자 중 약 61%의 아동·청소년이 가출 후 주거, 일자리, 경제문제 등의 절박한 상황에서 성매매로 이어졌다고 응답했다.
유엔 아동권리위원회에서는 성인은 신체적 능력, 경제적 여건 등 모든 면에서 아동·청소년에 비하여 우위에 있기 때문에 "불법적이거나 심리적으로 유해한 성적 행위를 하라고 아동을 설득하거나 강요하는 것"을 "성적학대와 착취라고 정의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캐나다 등 여러 나라에서도 성인에 의해 성매매의 대상이 된 아동·청소년을 '피해 아동·청소년'으로 보호하고 있다.
그러나 '아동·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은 성매매 아동·청소년을 '대상 아동·청소년'으로 규정해 실질적인 처벌로 인식되는 보호처분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인권위는 "이 때문에 피해 아동·청소년이 자신의 성매매 피해사실을 외부에 알려 도움을 요청하기 어려우며, 또한 성구매자나 알선자들이 이런 점을 악용하여 지속적으로 성매매를 강요하는 등 피해를 가중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아동·청소년의 성매매가 표면적으로는 자발성을 지니는 것처럼 보인다고 해도 가출 후 생계를 위해 성매매에 연루되거나, 성매매를 부추기는 구매자나 알선자에 의해 성매매에 연결되는 등 실질적으로는 비자발적인 성매매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인권위는 지난 2017년 해당 법률 개정안에 대해 성매매 범죄의 상대방이 된 아동·청소년을 '대상 아동·청소년'에서 '피해 아동·청소년'으로 개정해 이들이 성매매 범죄의 피해자임을 분명히 하고 이들에 대한 보호와 지원을 강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표명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법무부는 "개정 취지에는 동의하나 자발적·상습적 성매매 아동·청소년에 대한 적절한 대책의 마련이 필요하며, 모든 성매매 아동·청소년을 피해자로 보기는 어렵다"며 법률 개정에 반대했다.
최근 개정된 법에 따르면, 13세 이상 16세 미만 아동·청소년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여 간음·추행 시 처벌하는 규정은 도입됐다. 인권위는 "이는 13세 이상 16세 미만의 아동이 궁박한 상태였음을 입증하지 못하거나, 16세 이상 아동의 경우는 여전히 피해자가 아니라고 보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뉴스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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