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다린 시간만큼 일당 달라"…하루 14시간, 대출창구 직원들도 '사투중' |
| 2020년 03월 29일(일) 19:5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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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서울서부센터를 맡고 있는 김선희 센터장은 지난 27일 뉴스1과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짤막한 인터뷰 중에도 수시로 현장고객을 응대하고 끊임 없이 울리는 전화를 받느라 눈코 뜰새 없이 바쁜 모습이었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은 코로나19(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피해 소상공인에 대한 정부 금융지원 정책 중 저신용자 직접 대출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그간 시중은행과 정책자금 대출에서 소외받아온 7~10등급의 저신용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소진공은 비상시국을 감안해 전사 차원에서 최소한의 필수인력을 제외한 모든 직원들이 현장 업무에 투입됐다. 그럼에도 대출을 받기 위해 몰려드는 소상공인들을 상대하기엔 역부족이다.
서부센터의 경우 센터장을 포함해 직원 9명이 근무하고 있다. 3명은 대리대출을 담당하고 있고, 5명이 직접대출 업무에 투입됐다. 하루 대리대출 150여 건, 직접대출 35~40건 가량을 처리하고 있다. 대리대출 한 건당 15분, 직접대출은 한 시간 가량 걸리는 셈이다.
인력과 시간 대비 처리할 수 있는 물리적 한계는 뚜렷하나 대출을 원하는 소상공인들의 발걸음은 온종일 이어진다. 온라인 40%, 오프라인 60% 비율로 대출접수를 받고 있지만, 현장을 찾는 이들이 압도적으로 많다고 호소한다. 이 때문에 헛걸음을 하는 이들의 항의가 빗발쳐 센터장은 하루 종일 진땀을 빼고 있다.
김 센터장은 "왔으니 대출을 처리해 달라며 계속 기다리고 계시니 난감하기도 하고 힘들다"며 "새벽부터 항의가 이어지고 있다"고 실상을 전했다. 그러면서 "대기하시는 분들께 현장접수 예약을 받아 4월3일로 안내를 해드렸더니 '그 전에 자금이 떨어져 망하면 어떡하느냐'며 막무가내로 기다리는 분들이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그는 "고객 안내하는 업무만으로도 상당히 고되고 힘들다"며 "급한대로 인력 파견 업체에 연락해 뽑았는데 하루 일하고는 다 안 나오고 도망갔다. 하루 일하고 안 나오는게 벌써 4번째"라고 토로하기도 했다.
폭증한 대출업무에 모든 직원들이 매달리고 있다보니 다른 업무들은 모두 후순위로 밀려 올스톱 상태다. 직원들은 근무시간 이후에도 남아 밤늦은 시간까지 대출 관련 추가업무는 물론 일상업무 중 시급한 과제들을 처리하고서야 간신히 퇴근하는 실정이다.
김 센터장은 "소상공인 지원사업은 정책자금 외에 교육, 컨설팅, 폐업정리, 사업정리, 점포철거, 협동조합·전통시장·소공인 지원사업 등 굉장히 많고 다양하다"며 "다른 업무에는 손도 못 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폐업정리의 경우 점포철거 날짜가 있어 꼭 처리해야 하는 등 오버타임 근무를 매일 하고 있다"며 "저녁도 거르고 9시까지 일을 하는데, 종일 시달리다 보니 밥맛도 없다"고 호소했다.
물론 센터를 찾은 소상공인 가운데는 고마운 분들도 많다. 이날 인터뷰 중 창구를 방문한 한 고객은 "너무 고생 많으신데 욕만 먹으시는거 같다. 고맙고, 힘 내시라"며 직원들에게 자비로 커피를 구입해 전달하기도 했다. 김 센터장은 "이런 경우는 처음인데… 정말 눈물나게 감사하다"고 연신 고개를 숙였다.
김 센터장은 그 어느 때보다 소상공인들이 정부의 이번 금융지원의 효과를 체감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절박한 이들을 위해선 보다 빠른 대출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인력충원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직접대출은 5일 안에 빠르게 통장에 입금되다 보니 정책자금의 효과가 체감되는 것 같다. 피해가 심각해 힘든 상황에서는 가뭄의 단비와 같을 것"이라며 "다만 문제는 인력이다. 직접대출 혜택을 늘리려면 소상공인 업무를 경험해 보거나 금융쪽 경력이 있는 분들을 단기적으로 채용해서라도 상담창구를 확대하는 게 시급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