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용차 충돌 레미콘 주변서 불…시민 도움으로 피해 줄여

2019년 03월 18일(월) 16:53

18일 영암의 한 도로에서 레미콘 차량이 승용차와 전봇대를 잇따라 들이받아 인근 공터에 불이 났지만 시민 도움으로 큰 피해를 막았다.
영암소방서 등에 따르면 이날 오후 12시44분께 영암군 삼호읍 한 교차로에서 A(21) 씨가 몰던 승용차와 B(32) 씨의 레미콘 차량이 충돌했다. 
이 사고로 레미콘 차량이 인근 도로에 있던 전봇대 2개를 들이받았으며, 전봇대 고압선에서 튄 불꽃이 주변 공터로 옮겨붙어 불이 났다. 공터에 난 불이 레미콘 차량에 옮겨 붙을 경우 자칫 큰 피해로 이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이 때 인근 금속처리공장에 근무하는 김영균(53) 씨가 달려와 119구급대에 신고했다. 김 씨는 전봇대 고압선에서 튄 불꽃으로 주변 잡풀에 불이 난 것을 보고 공장으로 다시 뛰어 들어갔다.
김 씨는 마침 회사를 찾은 협력업체 사장과 함께 공장 내 소화기 3대를 들고 나와 불을 끄기 시작했다.
또 차량 운전석 창문을 두들기며 상황을 B 씨에게도 알려 대피를 도왔다.
김 씨 등 2명이 소화기로 초기 진화에 나선 덕에 불은 차량으로 옮겨 붙지 않았다. 불은 잡풀 10㎡를 태우고 10여 분 만에 모두 진화됐다.
김 씨는 사고가 난 승용차에 갇혀있다가 구조된 A 씨와 동승자 C(20) 씨를 구급차에 싣는 데도 힘을 보탰다.
소방당국은 김 씨에게 감사의 뜻을 전달하며 소화기 3대를 김 씨가 근무하는 공장에 기증했다.
김 씨는 "자칫 위험한 상황으로 이어질 수 있었고 나와 내 가족의 일처럼 느껴져 손을 보탠 것 뿐이다"면서 "소중한 인명을 구하는 일은 당연히 해야될 도리라고 생각했다. 인명 피해가 크지 않아 불행 중 다행이다"고 말했다.
한편 이 사고로 A 씨가 크게 다쳤으며, B 씨와 승용차 동승자 C 씨가 경상을 입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다행히 모두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한국전력 관계자들이 현장에 출동해 복구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영암=조대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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