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 안 되는 집배원 과로

2019년 05월 19일(일) 16:23

무리한 주 52시간 정책으로 오히려 수당도 받을 수 없는 ‘무료노동’이 늘어나는 등 집배원의 근무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니 걱정이 앞선다. 젊은 집배원의 과로사 추정 사례가 늘어난 만큼 집배원 근무환경에 대한 개선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이유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조와 윤소하 정의당 의원은 지난 주 국회 정론관에서 ‘우정사업본부 특별근로감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우정사업본부는 주 52시간 정책과 경영위기를 핑계로 꾸준하게 집배원들의 노동강도와 무료노동을 늘려왔다"고 지적하며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했다. 
이들은 무리한 노동으로 인한 집배원 사망 사례가 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의정부우체국 소속 집배원 박모(59)씨와 공주우체국 무기계약직 집배원 이모씨(34)는 지난 12일과 13일에 심장마비로 숨졌다. 
지난 4월에도 집배원 2명이 각각 심장마비와 뇌출혈으로 숨진 사례가 있었다. 지난해 뇌·심혈관계 질환 등으로 인해 사망한 집배원은 25명이었다. 최근 늘어난 집배원의 사망 사례를 살펴보면 잠을 자던 중 심정지로 사망하는 게 주를 이뤘는데, 이는 과로사의 전형적인 양태라는 것이다.
전국공공운수노조와 우정사업본부, 전문가로 구성된 ‘집배원 노동조건 개선 기획추진단’이 지난해 9월 발표한 ‘집배원 노동조건 실태 및 개선방안’에 따르면, 2017년 기준 집배원들의 연간 노동시간은 2745시간이었다. 임금노동자 연평균 노동시간인 2052시간과 비교하면 하루 8시간 노동 기준으로 평 균 87일을 더 일한 것이다. 
과로의 원인 중 하나가 무료노동이 확대된 것을 들수 있다. 우정본부는 집배원들의 과로사 근본원인이 무엇인지부터 정밀하게 진단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