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건설, 광주 풍향구역 재개발에 49층 아파트 제안 '논란' 민선 7기 광주시 '40층 미만 제한'…롯데건설 "법적 문제없어"

2019년 10월 23일(수) 16:46

풍향2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위치도

광주 북구 풍향구역 재개발 사업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롯데건설이 49층 초고층 주상복합단지 건설 계획을 제시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주민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 주상복합단지는 40층 미만으로 제한하겠다는 민선 7기 광주시의 방침에 정면으로 반하는 것이어서 실행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2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풍향구역 재개발 사업은 광주 북구 풍향동 600-1번지 일원 16만4652㎡ 부지에 지하 3층∼지상 35층 규모의 아파트 2995가구와 부대 복리시설 등을 신축하는 프로젝트다. 공사비만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되는 대규모 재개발 사업이다. 
풍향구역 재개발 정비사업조합이 지난 7일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 마감 결과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 등 2개사가 입찰 제안서를 제출했다. 조합은 다음 달 9일 총회를 통해 시공사를 최종선정할 계획이다.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은 사업 수주를 위해 조합원들을 상대로 대대적인 홍보활동을 하고 있다. 
입찰제안서 등을 보면 롯데건설은 지하 4층, 지상 최고 49층 높이의 총 3070가구 초고층 랜드마크 단지 조성 계획을 조합측에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비는 3.3㎡당 475만원, 총 공사비는 8199억여원이다. 공사기간은 2021년 10월 착공·분양해 2025년 5월 준공 입주 예정이다. 
포스코건설은 지하 6층, 지상 34층 28개동 3000가구 규모의 건축계획을 제안했다. 공사비는 3.3㎡당 467만원, 총공사비는 8477억3092만원이다. 공사기간은 2022년 9월 착공분양, 2025년 12월 준공 입주 예정이다. 
업계에서는 전반적으로 롯데건설이 사업제안 조건과 인지도 등에서 포스코건설보다 우위에 있는 것으로 평가하는 분위기다.
문제는 롯데건설이 제안한 49층이다. 롯데건설 측은 건축법과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에 최고 높이에 대한 제한 법령이 없기 때문에 광주 풍향지구 상업지역 건축물을 49층으로 지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광주시 도시계획조례, 광주시 건축조례, 광주시 가로구역별 건축물 높이지정의 경우 재개발·재건축사업은 제외이기 때문에 법적인 문제는 전혀 없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광주시는 민선 7기 들어 주거단지는 30층 미만, 주상복합단지는 40층 미만으로 제한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올해 초 광주 광산구 쌍암동 옛 롯데슈퍼 자리에 추진하던 49층 주상복합건물도 지난 8월 광주시 지방건축위원회에서 39층으로 제한됐다. 
시는 고층 건축물의 제한과 함께 획일적인 공동주택의 디자인을 획기적으로 개선토록 하는 공동주택 심의규칙을 올해 말까지 개정한다는 계획이다. 
이 때문에 롯데건설의 건축계획안이 광주시 건축위원회 심의를 통과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풍향구역 주택재개발사업 정비구역 지정 정정고시문에는 주상복합 건축물은 최고 높이를 100m 이하 또는 32층 이하로 제한하고 있다. 
롯데건설이 49층으로 할 경우 150m 가까운 초고층 아파트가 되고 고시문 기준에도 위배된다. 
롯데건설은 지난 7월 서울 흑석동 9구역 재개발 수주 당시에도 당초 25층 기준보다 높은 28층을 건설하는 것으로 홍보했다가 추후 인허가 과정에서 심의를 통과하지 못하기도 했다. 
건설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광주시는 상업지역의 무분별한 스카이 라인 개발을 막기 위해 층수를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롯데건설이 지역정서를 무시한 채 49층을 고집하다 일정에 차질을 빚으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조합원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