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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언론의 디지털 혁신
2020년 01월 20일(월) 17:39
요즘 지하철을 타면 책을 읽는 경우는 물론이고 종이신문을 읽는 경우를 거의 볼 수 없다. 지하철에서 책과 신문 중 어느 것이 먼저 사라졌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지하철에서 신문을 넓게 펴고 읽는 것이 민폐 중 하나였던 때가 분명히 있었다.
옛날에는 해외 출장을 마치고 귀국 비행기를 탈 때 나누어 주는 신문이 아주 반가왔다. 지금도 비행기를 타면 인터넷이 안되기 때문에 입구에서 신문을 나누어 주기는 하는데 그래도 해외에서 이미 전화기로 뉴스를 다 본 후라 그때만큼 반갑지는 않다.
뉴스를 어디서나 종일 보는 세상이다. 그것도 한 가지가 아니라 여러 신문을 쉽게 비교해서 댓글과 함께 무료로 본다. 미국에서는 10년 전인 2008년에 인터넷 뉴스 소비가 종이신문 뉴스 소비를 처음 넘어섰다. 30세 이하는 종이신문을 거의 보지 않는다는 조사도 있다. 여기에는 온라인 매체 수가 증가한 데도 원인이 있다. 미국에는 협회에 등록된 온라인 매체만 2000개가 있다.
그래서 글로벌 종이신문들은 인터넷 시대에 적응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뉴욕 타임스(‘타임스’)는 약 57만부의 종이신문을 발행하는데 디지털 구독자 수는 약 250만이다. 타임스는 아예 자기들이 원래 종이신문이 아니었다는 식으로 자세를 잡았다. 타임스는 홈페이지에 회사를 소개하면서 가장 빨리 정보를 모아 뉴스를 전하기 위해서는 어떤 기술도 활용한다는 생각은 인터넷이 타임스에 심어준 것이 아니라 원래 자기들 DNA에 있었다고 강조한다.
그 예로 1912년 4월 14일 타이타닉호 침몰 정보를 자정에 가까운 시간에 무선으로 받아 다음날 아침에 보도했다는 것과 1차 대전 때 한 특파원이 독일군의 전폭기에 동승(미국 참전 이전) 프랑스의 솜므강 유역을 완벽하게 취재해서 오늘날의 구글 어스 같은 역할을 했다는 것, 그리고 1948년에 이미 라디오를 사용해서 신문을 배달하는 실험을 했다는 것을 자랑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는 그레이엄 패밀리로부터 아마존의 베조스한테로 넘어간 후 IT를 대폭 보강해서 지금은 온라인에서 뉴욕타임스의 지위를 넘본다. 베조스가 오너라는 사실이 IT의 최고 인재들을 끌어들이고 있다. 베조스는 폴리티코의 초대 CEO인 프레드릭 라이언을 발행인으로 영입했는데 포스트를 더 디지털화 하려는 신의 한 수로 읽힌다.
폴리티코는 세계에서 가장 혁신적인 기업으로 뽑힌 적도 있는 온라인 위주의 매체다. 포스트 출신들이 설립했다. 작년에 미국에서 월평균 2600만, 유럽에서 150만 방문자 수를 기록했다. 종이신문은 워싱턴과 뉴욕에서 의회 회기 동안만 매일 3만2000부만 발행한다. CBS뉴스와 제휴하고 있다.
미국 내 발행부수 4위인 LA타임스는 재작년에 3위인 USA 투데이로부터 인수제안을 받았지만 거절하고 엉뚱하게 바이오테크 회사인 난트워크와 합작계약을 체결했다. 100개가 넘는 AI 관련 특허기술을 라이선스로 받아 신문제작에 활용하기 위해서다. 그러다가 결국 올해 초 난트워크에 매각되기로 결정되었다. 바이오테크 기업이 언론사를 소유하게 되는 것이다.
디지털로만 보도하는 매체들의 성장도 무섭다. 인터넷 회사 AOL이 주인인 허핑턴 포스트는 2012년에 디지털 미디어로는 처음 퓰리처상을 받았다. 알렉사 랭킹에서 가장 인기있는 정치 사이트에 뽑힌 적도 있다.
폴리티코 출신들이 재작년에 창립한 악시오스도 호평을 받으면서 크고 있다. 악시오스에는 고 스티브 잡스의 부인이자 월트디즈니 최대주주인 로레인 잡스와 NBC뉴스도 투자했다. 악시오스는 ‘스마트한 간결성’(Smart Brevity)을 표방한다. 뉴스소비자들이 점점 더 시간이 부족하고 집중한계가 낮아지는 점을 고려해서 콘텐츠, 광고, 플랫폼을 그에 최적화했다고 한다.
나도 뉴스1에 칼럼을 쓰고 있지만 오피니언도 온라인으로 이동하고 있다. 미국 최고의 법학자 캐스 선스틴은 블룸버그에 칼럼을 쓴다. 거의 매일 한 편씩 쓰는 선스틴 정도의 필력이면 종이신문의 절차와 분량 제약이 번거롭기 때문일 것이다.
디지털 미디어의 장점은 저비용과 속도, 오디오와 비디오 연계 같은 것들이다. 종이신문은 이제 속보를 전하지 못한다. 정론의 퇴색과 정보의 정확성이 문제인데 댓글이 그 문제를 어느 정도 해결해주기 때문에 온라인 독자의 신뢰는 예상보다 높다고 한다. 드루킹 같은 유해요소만 제거하면 된다. 광고 수입 문제가 있기는 하겠지만 국내 언론들도 디지털화의 세계적 추세에 잘 적응하면서 기술적 대비를 해야 할 것이다.
최고의 저널리즘을 구현하는데 필요한 모든 혁신에는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김화진 / 서울대 법학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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