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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잊었나…신종 감염병 막을 전문병원 감감 무소식


광주시·조선대병원, 국비 예산까지 배정받고 3년째 행정 절차만
올해 준공 목표 물거품…음압병상 절대부족 어려움 당분간 계속

2020년 02월 11일(화) 17:11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로 홍역을 치른 정부가 신종 감염병 대응과 확산 방지를 위해 추진했던 감염병전문병원 건립이 5년째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신종 감염병의 경우 환자를 격리해 전파를 차단하는 것만이 유일한 대응방안으로 꼽히면서 감염병 확산에 대비한 감염병전문병원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나 아직까지 첫 삽도 뜨지 못했다.

11일 질병관리본부 등에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감염병전문병원이 재차 주목받고 있으나 호남권역 감염병전문병원을 유치한 광주시와 조선대병원은 수년째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앞서 정부는 메르스를 겪으면서 제기됐던 전문인력 부재·전문시설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2016년 ‘국가방역체계 개편방안’을 발표하고, 중앙감염병전문병원과 함께 권역별 감염병전문병원을 지정키로 했다.

이어 2017년 문재인 대통령은 자신의 대선공약이었던 감염병전문병원 설치를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담고, 권역별 지정에 나서 호남권은 같은 해 8월 조선대병원이 감염병전문병원으로 선정됐다.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이 신설되면 일반환자 및 중환자용 격리 병상과 수술실, 검사실 등 첨단시설을 활용해 신종 감염병과 고위험 감염 환자 등을 진단·치료하고, 호남권 공공·민간 감염병 대응인력의 교육을 실시할 방침이다.

이에 광주시와 조선대병원은 국비 408억원을 지원받아 지하 2층 지상 5층 규모에 36개 음압병상을 갖춘 감염병전문병원을 설립키로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새로운 시설에 대한 경험 부족과 부지 확정, 병상 설계 등으로 어려움을 겪으면서 사업이 지지부진하고 있다.

호남권 감염병전문병원은 애초 올해까지 필요한 시설을 갖추고 본격적으로 운영할 방침이었으나 사업이 계속 지연되면서 오는 2022년에나 병원 건립이 완료될 것으로 광주시는 예상하고 있으며, 이마저도 불투명한 상태다.

광주시와 조선대병원은 그동안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적정성 검토와 교육부 부지 사용 승인, 설계 심의·입찰 등 절차를 밟느라 늦어졌다고 항변하지만 권역 전문병원으로 선정된 이후 3년 가까이 행정 절차만 진행하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국회가 예산심의과정에서 다른 권역보다도 우선 호남권에 전문병원을 시범 설치키로 하면서 설계비 등으로 이미 2018년에 28억2천200만원을 배정해주었으나 실제 집행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대한감염학회는 “지난 2015년 메르스(MERS)사태 이후 신종 감염병 대응을 위해 전문병원 건립을 야심차게 추진했지만 5년이 지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기승을 부릴 때까지 변한 게 하나도 없다”면서 “대규모 감염병 위기는 언제 어떤 모습으로 다시 반복될 지 모르기 때문에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서둘러 건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조선대병원 관계자는 “여러 부처와 기관이 얽혀 있는데다 우리 지역에서 처음으로 추진되는 대규모 사업이다보니 애초 계획보다 다소 늦어지고 있다”면서 “올해 상반기까지는 설계를 마치고 하반기에는 공사를 할 수 있도록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한편 광주·전남에는 음압 시설을 갖춘 국가 지정 치료 병상이 전남대병원 7개, 조선대병원 5개 등 12개뿐이다.

김경석 기자 / pius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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