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 여자축구, 올림픽팀, 벤투호 줄줄이 꼬였다

2020년 02월 25일(화) 16:45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한 피해가 사회 전반적으로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는 가운데 불특정다수가 한 장소에 모일 수밖에 없는 경기장의 특성과 함께 스포츠계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사상 초유의 K리그 개막 연기를 결정했고 농구와 배구 등 현재 시즌 중인 실내 스포츠들은 '무관중 경기'를 선언했다.
이런 가운데 대한축구협회도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여자축구대표팀과 남자 올림픽 대표팀 그리고 남자 A대표팀의 중요한 일정이 줄줄이 다가오는 상황인데 '코로나19'라는 악재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사상 첫 올림픽 본선 진출을 노리는 여자축구는 예정에 없던 장거리 비행길에 올라야한다. 아시아축구연맹(AFC)는 지난 21일 홈페이지를 통해 한국과 중국의 2020 도쿄올림픽 여자축구 아시아 최종예선 플레이오프 2차전을 호주 시드니에서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콜린 벨 감독이 이끄는 여자축구대표팀은 지난 2월3일과 9일 제주 서귀포에서 펼쳐진 올림픽 최종예선 A조 조별리그에서 미얀마와 베트남을 꺾고 조 1위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중국이 호주에 이어 B조 2위를 차지하면서 한국과 맞대결을 펼치게 됐다.
1차전은 한국의 홈 경기로 진행되며 오는 3월6일 용인시민체육공원 주경기장에서 킥오프 된다. 이어 중국 원정으로 2차전이 치러질 계획이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장소가 호주로 바뀌었다. 스타디움은 호주 시드니의 캠벨타운 경기장이다. 불안한 중국으로 들어가지 않는다는 것은 다행인 일이나 '다른 조건'이 나빠졌다.  
일단 장거리 비행이 불가피해졌다. '현지 적응'이라는 측면에서도 한국이 불리하다. 중국 대표팀은 호주에서 열린 B조 조별리그 참가 후 계속 호주에 머물고 있는 상태다. 전력 비교에서 백중세, 객관적으로 중국이 조금은 앞선다는 평가가 많은 가운데 한국으로서는 달갑지 않은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더 큰 타격은 김학범호다.
김학범 감독이 이끄는 U-23 대표팀은 지난 1월 태국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U-23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차지, 도쿄올림픽 본선 티켓을 거머쥐었다. 계속 상승세 중이라 올림픽에서의 호성적도 기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학범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 동메달을 넘어서겠다"는 자신감까지 보였다. 
KFA도 만반의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김학범 감독은 "3월과 6월에 평가전을 통해 본격적인 도쿄올림픽 준비에 돌입할 것이다. 협회에서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 3월 평가전 일정부터 꼬였다. 
대한축구협회 한 관계자는 "3월에 국내에서 2차례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때문에 여의치가 않다. 상대국이 한국에서 경기하는 것을 꺼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한국대표팀과 경기하는 자체는 문제가 없으나 경기 장소는 '한국이 아닌 곳'을 원하고 있다는 의미였다.
이웃나라 일본이 처한 곤경과 유사하다. 일본은 오는 3월27일 쿄토에서 남아공과 평가전을 치를 계획이었는데, 남아공이 '불안함'을 이유로 거절한 상태다. 공식 발표는 하지 않은 상황이었으나 한국 역시 남아공의 일본 평가전 동선과 묶어 평가전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나 일본 방문을 꺼리는 남아공이 한국을 찾을 리는 없었다. 관계자는 "우리도 사실상 어렵다"고 전했다. 
방법은 제3국에서의 평가전을 치르는 것인데 이마저도 여의치 않다. 기본적으로 상대국을 초청하면서도 한국 대표팀까지 원정길에 오르는 수고로움이나 비용 발생은 둘째 치고,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불안감이 조성된 상황에서 대전 장소를 잡는 것도 어려운 실정이다.  
축구협회의 고민은 A대표팀으로도 이어진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은 오는 3월26일 투르크메니스탄과의 5차전을 통해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 지역 2차예선'을 재개한다. 지난해 12월 EAFF E-1 챔피언십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A매치라 팬들도 갈증을 풀 수 있는 경기다.
여러모로 의미 있는 첫 출발이 되어야할 경기인데 '코로나19'가 그때까지 잠잠해지지 않는다면 차질이 불가피하다. 그야말로 발목을 잡고 있는 '코로나1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