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만으로 숨은 신천지 환자 찾을 수 있겠나 광주시청 공무원 총 동원령…신천지 신도 통신조사 착수 본인 진술에만 의존 한계성…교육생도 문진 대상서 빠져 응대 거부땐 확인조차 못해…방문 조사로 발열 측정해야

2020년 02월 27일(목) 16:59

이용섭(왼쪽 두 번째) 광주시장이 27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김병내 남구청장, 김삼호 광산구청장 등과 함께 ‘코로나19 초기 대응 평가 및 향후 조치사항’을 주요 골자로 하는 담화문을 발표하고 있다. /광주시 제공

광주시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로부터 건네받은 신천지교회 신도 명단을 토대로 지역에 거주하는 신천지 신도들에 대한 본격적인 전수조사에 들어갔다.

광주시는 27일 오전 업무개시와 함께 본청은 물론 종합건설본부와 상수도사업본부 등 직속기관 산하 소속 직원들까지 총동원해 전화 문진을 시작했다.

통보받은 신천지 교회 신도 수는 2만2천880명으로 광주시가 자체적으로 파악한 2만6천715명보다 약 4천명 가량 부족하다. 여기에다 5천578명으로 추정되는 예비신도 개념의 신천지 교육생들도 빠져 있다. 신천지 교인들에 대한 전수조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비관론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더구나 신천지교회 신도들이 외부인의 전화에 잘 응대하지 않거나 전화를 받더라도 신도라는 사실을 부인할 경우 전화조사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어쨌든 일명 ‘우한 폐렴’이라고 불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의 진원지가 신천지교회로 확인된만큼 전화 문진에 동원된 1천400명의 공무원들은 수만명이나 되는 신천지 신도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전화를 걸어 건강 상태를 점검하고 있다.

조사단은 일단 통화가 연결되면 인적 사항 등 본인 확인절차를 거친 뒤 의료기관이나 사회복지시설 종사자, 어린이집이나 유·초·중·고 교직원 등 고위험 직업군에 해당하는지 묻는다.

이어 지난 16일을 전후로 신천지 대구교회와 청도 대남병원 방문 여부는 물론 광주 확진자가 거쳐 간 남구 주월동·월산동 교육센터에 방문하거나 확진자와 접촉했는지 여부를 질문한 뒤에는 본인 또는 가족 중에 발열, 기침, 목 아픔 등 증상자가 있는지 확인한다. 여기서 유증상자가 나오면 곧바로 보건소에 연락해 검사를 받게 한다.

이처럼 전수조사는 호흡기 질환과 신체 발열이 있는지 등 건강상태를 점검해 신천지 신도들이 자신도 모르게 코로나19에 감염됐을 가능성을 확인하는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특히 무더기 확진자가 나온 대구 예배 참석 여부를 확인하고 행적이 불명확하거나 이상 증세가 있으면 분류해 격리 조치할 방침이다.

이번 조사는 코로나19에 감염됐을 수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작업이기 때문에 전수조사 결과에 따라 지금껏 드러나지 않았던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할 수도 있다.

광주시는 우선 통화가 연결된 신도들을 상대로 1차 조사를 마치고, 결과 확인과 함께 2차 조사에 들어간다. 두 차례 전화에도 연락이 닿지 않으면 문자메시지를 발송하고 이후에도 통화가 되지 않을 경우 경찰의 협조를 받아 소재를 파악하기로 했다.

그러나 본인 진술에만 의존한 소극적 전수 조사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통보된 명단의 신도 수가 애초 알려진 것보다 적고 교육생이 명단에서 빠진 점도 전수 조사의 신뢰도나 완결성을 떨어뜨린다는 평가도 있다.

아울러 확인 대상 신도들이 아예 수신하지 않는 경우를 차치하더라도 전화로 답변할 때 위험 지역 방문 여부나 확진자 접촉 사실, 증상 발현 등을 제대로 답변하지 않으면 효과가 반감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확인된 대상만이라도 방문 조사를 통해 가족까지 발열 등 증상 측정을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이에 대해 광주시 관계자는 “유증상자를 찾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한 만큼 전수조사의 효과를 높이려고 신천지 측에도 협조를 요청했다”면서 “전화 조사에 불응하거나 연락이 닿지 않으면 주소지를 방문해 현장조사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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