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후보 검증 미약…부동층 향배가 승부 가른다 유권자 무관심·분위기 위축…최악 깜깜이 선거 우려 감염병 방역 성패·위성정당 논란이 총선판 좌우할듯

2020년 04월 06일(월) 17:15

제21대 국회의원선거에 출마한 광주지역 더불어민주당 후보자 8명이 6일 광주시청 1층 시민홀에서 합동으로 정책 공약 발표회를 하고 있다. /민주당 광주시당 제공

4·15총선이 불과 8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유권자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면서 아직까지 지지 후보를 결정하지 않은 부동층이 많아 이들의 향배가 이번 선거의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6일 지역 정치권에 따르면 공식 선거운동 닷새째를 맞은 이날 각 후보들은 이른 아침부터 지역구를 순회하며 지지를 호소하고 있으나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 두기’ 탓에 밖으로 돌아다니는 사람들을 만나기가 힘들어졌다. 일부 유흥가를 제외하면 거리에 인적이 드물고 전통시장마저 방문객을 손으로 꼽을 정도다.

총선이 가까워졌다는 사실은 대로변에 걸린 후보들의 홍보 현수막에서나 확인할 수 있을 뿐이며, 예전처럼 선거운동원들이 로고송을 크게 틀어놓고 율동을 하는 모습도 좀처럼 눈에 띄지 않고 있다.

시민들 역시 선거 유세 차량 근처에 모여 후보자나 선거운동원의 연설을 듣는 경우는 극소수에 불과하고, 심지어 거리에 게첩된 선거관리위원회의 홍보물조차 관심을 갖고 보는 이가 드물다. 결국 이번 총선에서는 판세에 변화를 가져올 현장 바람몰이가 사실상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 때문에 후보자들 사이에서는 코로나19가 선거 이슈를 모두 빨아들였다는 볼멘소리만 나온다. 게다가 판세를 가늠할 민심의 경청조차 어려워 선거전에 뛰어든 후보나 정당들로서는 더욱 답답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하듯, 최근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지지 후보가 없다거나 모르겠다고 밝힌 부동층이 20%를 훨씬 상회하면서 선거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상태가 이어지고 있다. 더구나 비례대표용 위성 정당까지 더해진 거대 양당의 진영 대결 속에 확실한 제3의 선택지가 없는 상황에서 선거 막판까지 부동층이 줄어들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4·15총선 선거인 수는 4천399만4천247명으로 4년 전(4천210만398명)보다 4.5%(189만3천849명) 늘었다. 여기에서 전체 4분의 1가량을 부동층으로 본다면 전국적으로 1천100만명에 달하고, 이들의 표심을 얻기 전까지는 선거 승패를 예단할 수 없는 것이다.

따라서 어느 후보, 어느 당을 지지할 지 아직까지 정하지 않은 부동층의 향배는 이번 총선에서 막판 판세를 가르는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양당 구도가 견고해지는 전례에 비춰볼 때 이번 총선에서 부동층이 어느 쪽으로 쏠리는지, 두 당이 아닌 ‘제3지대’로 흐를지 각 당은 내부 판세 분석을 통해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주목되는 점은 이른바 ‘샤이 보수’다. 자신의 정치적 성향을 잘 드러내지 않는 보수 유권자들의 표심이 덜 반영되면서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이 통합당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게 통합당의 주장이다. 통합당은 샤이 보수층을 전체 유권자의 4∼8%로 추정하면서 특히 경합지역에서 이들이 반드시 투표장으로 나와주길 기대하고 있다.

다만 ‘샤이 보수’의 규모가 실제로는 미미하다는 반론도 있다. 지난 2018년 6·13 지방선거에서 자유한국당(통합당의 전신)은 민주당이 우세한 것으로 나오는 여론조사를 ‘샤이 보수론’으로 반박했고, 민주당에서도 샤이 보수가 10% 안팎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으나 실제 투표함을 열자 결과는 민주당의 압승으로 싱겁게 끝났기 때문이다.

선거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를 넘어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가 여야의 선거 전략은 물론 투표율에까지 영향을 미치면서 총선 판세를 뒤흔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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