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갑' 소병철 vs 노관규 격전…표심은 누구에게? 소 "집권 여당의 힘있는 일꾼 될 것" 노 "찢겨진 시민 자존심 살리겠다"

2020년 04월 12일(일) 17:13

전남 순천·광양·곡성·구례갑 선거구가 더불어민주당과 무소속 국회의원 후보의 치열한 격전지로 떠오르며 누가 마지막에 웃을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11일 오후 비바람이 부는 전남 순천시 연향동 상설시장 사거리에서 소병철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주말을 맞아 시장을 찾은 시민들을 향해 허리를 굽히고, 손을 흔들며 표심을 공략했다.
소 후보는 "지난 10년의 잃어버린 순천의 자존심을 살리기 위해 중앙에서 저를 내려보냈다"며 "집권 여당의 힘있는 일꾼이 되어 새로운 순천을 만들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저를 순천의 인물로 만들어 주시면 해룡면 선거구를 되찾고, 의대유치와 여순사건특별법과 함께 시민들의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 내겠다"고 약속했다.
소 후보가 유세를 펼친 사거리 일대에는 민주당 소속 전남도의원과 순천시의원, 지지자 등이 모여 '소병철'을 연호했다.
같은 시각 조례동과 연향동의 아파트 단지에서 유세에 나선 무소속 노관규 후보는 홀로 유세차를 타고 비를 맞으며 잠긴 목소리로 지지를 호소했다.
노 후보는 "민주당의 '쪼개기 선거구' 획정이란 정치 폭력으로 처참하게 짓뭉개진 순천시민의 자존심을 되살리겠다"며 결의를 보였다.
또 "순천이 키운 노관규가 순천을 위해 20년을 공부하고 준비했다"며 "기호 10번 노관규를 믿고 선택해 주시면 열배로, 열심히, 열정적으로 일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노 후보의 유세차가 나타나자 한 시민은 유세차로 다가가 "오늘 사전 투표에서 노관규를 찍었다. 새벽에는 당선을 위해 기도했다"고 응원했고, 바로 옆을 지나가던 개인택시 기사는 창을 열고 음료수 1병을 노 후보에게 쥐어주는 모습도 보였다.
이처럼 팽팽한 접전을 펼치는 두 후보는 검사라는 공통점을 가진다.
소 후보는 순천 해룡면 출신으로 성동초, 광주일고,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제25회 사법시험 합격 후 대검 정보기획관, 법무부 기획조정실장, 대전지검 검사장, 대구고검 검사장, 법무연수원장 등을 역임한 후 공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농협대학교와 국립순천대학교에서 후진 양성을 하던 중 민주당 영입인재로 입당해 전략공천까지 받아냈다.
노관규 후보는 오늘날 순천만국가정원을 있게 한 주인공으로, 순천 매산고를 졸업하고 구로공단 노동자로 일하다 9급 공무원을 거쳐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가 된 후 한보그룹 정태수 비자금 사건, YS 아들 김현철 비리사건 등을 수사해 이름을 알렸다.
새천년민주당에 들어간 그는 16·17대 총선에서 연속 낙선한 후 민선 4~5기 순천시장을 역임했으나 국회입성에 실패했고, 이번 총선을 준비하던 중 경선도 치르지 못하고 전략공천에 눈물을 흘리며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들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엎치락뒤치락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치열한 접전을 펼치면서도 상대의 기를 꺾기위한 각자의 선거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소 후보 측은 민주당 소속 도의원과 시의원 조직을 앞세워 유권자들을 공략하고 있다.
아울러 코로나19 사태로 인기가 올라가는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지지도에 의지해 승리를 자신하고 있다.
반면 노 후보는 순천선거구의 쪼개기로 촉발된 민심을 등에 업고 여당 후보와 맞서는 전략을 펴고 있다.
그동안 다져온 인지도와 조직력을 바탕으로 막판 지지층 결집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두 후보의 접전을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반응도 두 갈래로 나뉜다.
소 후보를 지지한다는 회사원 최모씨(50)는 "이번에 민주당이 과반수를 얻지 못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어려움에 처할 수도 있는 만큼 여당 후보를 밀어주려 한다" 며 "이번에 출마한 후보는 충분히 순천을 발전시킬 수 있는 적임자라고 본다"고 말했다.
무소속 노 후보를 응원하는 시민 김모씨(62)는 "겉으로는 당 조직을 활용하는 민주당이 세를 과시는 모습이지만 바닥에서는 노관규를 지지하는 사람이 더 많다"며 "그동안 고생도 많이했고, 그만하면 중앙정치에서도 틀림없이 큰 일을 할 사람"이라고 지지를 표현했다.

순천=김승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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