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압승·민생당 몰락·국민의당 위태 민주-시민, 180석 슈퍼여당 탄생…개헌 빼고 뭐든지 가능 민생당, 창당 두달만에 원외정당 전락…국민의당 3석 그쳐

2020년 04월 16일(목) 15:30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및 함평군수 재선거 전남지역 더불어민주당 소속 당선인들이 16일 오전 광주 북구 국립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선거대책위원회 해단식에서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유치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제공

4·15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의 역대급 ‘슈퍼여당’으로 발돋움하면서 국정과 입법 전반에 걸쳐 일대 변화가 예고된다.

반면 호남에서는 현역 의원이 가장 많아 1당 지위를 유지했던 민생당은 21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단 한 석도 내지 못하는 치욕적인 결과를 받아들고 창당 2달여만에 사실상 소멸의 길을 걷게 됐다.

4년전 20대 총선에서 녹색 돌풍을 일으키며 광주·전남 지역구 의석 18석 가운데 16석을 휩쓸었던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이번 4·15총선에서는 6.8% 지지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들면서 존폐 위기에 놓였다.

16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결과를 보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례 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180석을 확보하면서 국회에서 절대적 주도권을 갖게 됐다.

더구나 여소야대 상황 타개를 위한 인위적 정계 개편이 아니라 선거에서 유권자의 선택으로 만들어진 결과인 데다 중앙·지방정부에 이어 입법 권력도 확보하면서 2022년 3월 대선 전까지 국정을 주도적으로 이끌어갈 수 있는 기반과 동력을 갖추게 됐다.

우선 21대 국회 원구성 시 의장은 물론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차지해 국회 운영을 좌우할 수 있다. 20대 국회와 달리 21대에는 제3교섭단체가 없어 2명의 국회 부의장 가운데 1명도 민주당이 가져갈 전망이다. 이렇게 되면 상임위 및 본회의에서의 법안·예산 처리를 민주당이 주도할 수 있게 된다.

전통적 지지기반인 광주·전남에서도 민주당은 100% 압승을 거두면서 4년 전 옛 국민의당에 넘어갔던 ‘호남 정치’의 주도권을 되찾았다.

광주·전남은 민주당의 핵심 지지기반인 만큼, 전체 의석에 비하면 6%에 그치지만 그 존재감은 상당하다. 오는 6월 원내대표 경선에 이어 8월에는 전당대회가 열리고 곧바로 대선 정국이 시작되는 만큼 민주당 입장에서는 호남의 지속적인 지지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번 선거에서 당선된 지역구 국회의원들도 여당 의원으로 해야 할 역할이 크다. 그동안 야당 의원들이 여당인 민주당과 때로는 협력하고, 때로는 경쟁하면서 챙겨 왔던 지역 현안들을 이제는 자신들이 직접 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이번 총선을 앞두고 바른미래당-대안신당-민주평화당의 3당 통합으로 출범한 민생당은 이번 총선에서도 원내교섭단체를 확보해 제3지대 정당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려 했으나, 당내 계파 갈등과 공천논란 끝에 궤멸을 자초했다는 평가다.

개표 결과 민생당은 지역구 0석, 비례대표 0석으로 당선자를 한 명도 배출하지 못했다. 20석 규모의 원내 3당에서 한순간에 원외정당 신세로 전락했다.

민생당은 이번 총선에서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한 주승용 의원을 제외하고 호남 지역에 출마한 현역 11명 모두 낙선했다. 천정배(광주 서구을), 박주선(광주 동구·남구을), 박지원(목포) 등 중량급들도 민주당 신인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지난 2월 24일 3당 합당 이후 계파간 반목을 거듭하며 불협화음을 냈던 민생당은 이번 총선 참패를 계기로 사실상 해산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당내서는 공관위 구성 갈등 등 매끄럽지 못한 공천과정, 범여권 비례대표 연합정당 참여 여부를 둘러싼 계파간 충돌 등을 초래한 현 지도부가 책임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에 대해 민생당은 17일 비공개 최고위원 간담회와 선대위 해단식을 열고 당의 진로를 논의할 계획이다.

존재감이 없어지기는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도 마찬가지다.  안 대표는 이날 입장문에서 “실용적 중도정치를 정착시키고 우리 사회 문제들을 해결하는 합리적 개혁을 추진하고 싶었지만 저희가 많이 부족했다”며 “진정성을 갖고 더 낮은 자세로 국민 삶의 현장으로 다가가겠다”고 다짐했다.

선관위가 발표한 비례대표 선거 개표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당은 6.8%의 득표율을 기록했다. 미래한국당(33.8%), 더불어시민당(33.4%), 정의당(9.7%)에는 크게 뒤지고 열린민주당(5.4%)을 소폭 앞서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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