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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경영권 승계 의혹 수사 마지막 기회
2020년 06월 04일(목) 15:02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 삼성 경영권 승계를 둘러싼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이 4일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서울중앙지검은 이날 이 부회장과 최지성(69) 옛 삼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 김종중(64) 옛 미전실 전략팀장(사장)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서를 법원에 접수했다. 이들에게는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 및 시세 조종,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가 적용됐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과정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해 진행됐다고 판단한다. 이를 위해 이 부회장의 지분이 높은 제일모직의 가치를 부풀리고, 삼성물산의 주가는 떨어트리는 방식으로 합병 비율을 정당화하려 했다는 것이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은 2015년 5월 이사회를 거쳐 제일모직 주식 1주와 삼성물산 약 3주를 바꾸는 조건으로 합병을 결의했다. 그 결과, 당시 제일모직 지분 23.2%를 보유했던 이 부회장은 합병 이후 지주회사 격인 통합 삼성물산 지분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그룹을 장악했다.

그런데 두 회사의 합병이 끝난 뒤, 황당한 사실이 공개됐다. 삼성물산은 합병 직전인 2015년 상반기 신규주택을 고작 300 가구 정도만 공급했으나 주총에서 합병이 결의된 뒤에는 서울에 무려 1만994가구를 공급했다. 2조원 규모의 카타르 복합화력발전소 기초공사 수주 사실도 합병 결의 이후인 2015년 7월 말에서야 공개했다. 반면 2015년 제일모직이 보유한 에버랜드의 표준지(가격산정 기준이 되는 토지) 공시지가는 전년보다 최대 370% 급등했다.

되돌아보면 양 사 합병시점에서 삼성물산은 최대한 깎아내리고, 제일모직은 크게 부풀려 제일모직 1주 가치를 삼성물산 3주로 둔갑시킨 것이다. 이처럼 엄청난 조작에 대해 이재용 부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보고받거나 지시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더라도 검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한 점 의혹도 남기지 말고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
호남신문 /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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