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갈등 vs 논란 끝" 여론조사 결과 광주공항 이전 분수령 설문 결과 11일 공개, 12일 시장에 정책권고안 통보 실행계획안 제출시한 12월11일, 키는 결국 시장에게 '민항 먼저' '군항 동시' 등 선택카드따라 논란 불가피 "민심 따르면 약속 어기고, 약속 지키면 민심이 울고"

2020년 11월 09일(월) 17:16

하늘에서 바라 본 광주 광산구 광주공항. 이곳은 군공항과 함께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광주 민간·군(軍) 공항 이전 문제로 광주시와 전남도가 첨예한 갈등을 빚고 있는 가운데 광주시장 직속 시민권익위원회가 실시한 공항 이전 시민 여론조사결과가 공항 이전에 중대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시민권익위 지침상 늦어도 12월 초순까지는 공항 이전에 대한 시의 공식 입장이 나와야 할 상황이어서, 새로운 갈등의 불씨가 될 지, 논란에 종지부를 찍는 것인지 기로에 놓이게 됐다.
최영태 광주시 시민권익위원장은 9일 브리핑을 통해 "지난달 30일부터 8일까지 시민 25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 방식(유선 50%, 무선 50%)으로 설문을 완료했고, 오는 11일 오전 권익위 전체회의에서 개봉한 뒤 그 결과에 대한 정책권고안을 만들어 12일 시에 공식 통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시민권익위는 앞서 지난달 29일 시민공청회를 가졌고, 여론조사는 도시철도 2호선 공론화 여론조사를 수행했던 '엠브레인' 측에서 맡았다.
설문은 7개 항으로, 민간공항과 군공항 동시 이전, 군공항 또는 민간공항을 먼저 이전한 뒤 나머지 하나를 나중에 이전하는 단계적 이전, 두 공항 모두 존치하는 안을 중심으로 찬반을 묻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공항 이전 방식과 시기가 핵심이고, 이전사업의 주체, 통합공항의 명칭, 이전사업비 부담 주체 등도 설문에 포함시켰다.
이번 여론조사는 2018년 8월 이용섭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지사가 '광주 민간공항을 2021년까지 무안국제공항으로 조건없이 통합'하는 것을 골자로 체결한 상생 협약에 대해 광주지역 일각에서 군공항 이전 갈등 등을 이유로 '민간공항 이전 재검토' 여론이 일면서 공론화 차원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앞선 몇 차례 언론기관 여론조사 등에서 '민간공항 나홀로 이전' 또는 '선(先) 민간공항 이전'에 반대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진행된 설문조사여서 어떤 식으로든 조사 결과를 두고 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시민권익위가 설문 결과를 액면 그대로 받아 들여 정책권고문을 내겠다고 공언해 결국 키는 정책결정권자인 시장에게 넘겨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최 위원장은 이날 "(시민권익위는) 시민들의 뜻을 그대로 따를 것이고 시·도통합과 맞물린 이런저런 해석들과는 관계없이 권고안을 낼 것"이라며 "시·도통합은 장기과제로 넘어갔지만, 민간공항 이전 문제는 당장 내년의 문제"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공은 고스란히 광주시로 넘겨졌다. 민심을 따르자면 2년 전 전남도와의 약속을 어겨야 하고, 약속을 지키자면 시민 뜻을 거슬러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는 상황이다.
시가 민심을 어겨서라도 전남도와의 약속을 지키고 대신 또 다른 대형 현안에 대해 전남의 양보를 이끌어 낼 지, 아니면 광주공항과 군공항 이전을 전면 백지화하고 모두 존치시키는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 지 관심사다.
시민권익위 지침상 시가 권익위에 정책권고 실행계획을 제출해야 하는 시한은 12월11일이다. 권익위는 출범 이후 그동안 14건의 정책권고안을 시에 통보했고, 시는 이를 대부분 수용했다. 이 역시 시로선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최 위원장은 "실행계획안 시한은 통보일로부터 30일이지만 시장이 시한에 앞서 최종 입장을 내놓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이정록 전남대 교수는 최근 언론매체 '시론'을 통해 "권고사항을 이행하지 않으면 시민들이 '불통 행정'이라 할 것이고, '군공항 이전없는 민간공항 이전 반대'로 결과가 나오고 이를 시가 수용하면 군공항 이전 논의는 늪에 빠질 게 뻔하다"며 "공항 이전은 머리가 아닌 가슴으로 풀어야 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기동취재본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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