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 “헌정유린 · 시민학살 원흉 전두환에 역사적 심판을” 헬기 사격 탄흔 현장 전일빌딩에서 기자회견 “5·18 당시 반인륜 행위 전면 부정·책임 회피” “광주시민·국민 명예훼손…현명한 판단 촉구”

2020년 11월 25일(수) 16:37

5·18 3단체가 25일 오후 광주 남구 금남로 전일빌딩245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전두환 엄벌’을 촉구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 단체가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기소돼 1심 선고를 앞둔 전두환씨에 대해 준엄한 역사의 심판을 촉구했다.
5·18기념재단과 5·18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구속부상자회)는 25일 광주 동구 금남로 전일빌딩245 옥상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는 헌정사를 유린하고 광주시민을 학살한 책임자인 전씨를 처벌해야 한다. 희생자 명예를 회복시키는 역사적 심판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씨가 5·18 학살의 실질적 책임자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그러나 사죄는 커녕, 자신의 회고록으로 오월 영령들을 모독·폄훼하며, 호화롭게 지내고 있다”며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는 행위다”라고 역설했다.
또 “전씨는 5·18이 자신과 무관하다며 책임 회피로 일관하고 있고 변호사를 앞세워 헬기 사격을 부인해왔다. (항쟁 당시 있었던) 암매장·발포 명령·가혹행위·여성 성폭력 등 반인륜적 행위도 부인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단체들은 “고(故) 조비오 신부 개인의 사자명예훼손 재판이 아니다. 5월의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광주시민, 5·18을 영예롭게 생각하는 모든 대한민국 국민에 대한 명예훼손이다”고 이번 재판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과거 1997년 대법원은 전두환을 내란·내란 목적 살인죄로 무기징역을 선고한 바 있다. 사법부의 현명한 판단이 이번 재판에도 이어지길 바란다”며 전씨의 엄벌을 거듭 요구했다.
아울러 “이번 재판을 통해 전씨가 마지막으로 5·18 영령, 희생자, 광주시민에게 진심으로 용서를 구하길 바란다”고 역설했다.
전씨는 2017년 4월 발간한 회고록을 통해 ‘5·18 당시 헬기 기총 소사는 없었던 만큼 조 신부가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는 것은 왜곡된 악의적 주장이다. 조 신부는 성직자라는 말이 무색한 파렴치한 거짓말쟁이다’고 주장했다.
이후 사자명예훼손 혐의로 2018년 5월3일 재판에 넘겨졌다.
전씨의 선고 공판은 오는 30일 열린다. 전씨는 재판에 반드시 참석해야 한다.
앞서 검찰은 지난달 5일 결심 공판에서 전씨에게 징역 1년 6개월을 구형했다. 한편, 이날 기자회견이 열린 금남로 전일빌딩은 2016~2017년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조사를 통해 1980년 5·18 당시 헬기사격으로 추정되는  245개의 총탄 흔적이 무더기로 발견된 곳이다. 현재 건물 안팎에서 발견된 탄흔은 270개로 잠정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