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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호남이 흔들린다'…이낙연의 딜레마 당 안팎 악재 속 호남 지지율 빠져 |
| 2020년 12월 08일(화) 16: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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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00일을 갓 넘긴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고비를 맞고 있다.
민주당과 문재인 대통령 국정수행 지지도가 동반하락하는 와중에 유력 대권주자로서의 입지가 흔들리고 있다.
한동안 박스권에 갇혀있던 대선후보 선호도는 어느 순간, 부동의 1위 자리까지 내줬다. 텃밭인 호남에서 지지율이 빠지는 것이 가장 뼈아픈 대목이다.
측근 사망, 추미애 법무장관과 윤석열 검찰총장간의 이른바 추-윤 갈등사태 등 악재까지 겹쳐 대선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는 우려를 나타내는 지역민들이 적지않다.
8일 한국갤럽에 따르면 지난 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3.1%포인트, 응답률 15%,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결과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가 20%로 1위, 이낙연 대표가 16%로 2위를 기록했다. 13%를 얻은 윤석열 검찰총장은 3위였다.
심각한 것은 이 대표의 광주·전라지역 지지율이다. 무려 26%까지 떨어져 이 지사(27%)에게 역전을 허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 때 부동의 1위를 달렸던 시점과 비교하면 반토막 수준이다. 지난달 한국갤럽 조사 지지도(37%)보다는 11%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낙연 대표 측은 호남 지지율 50%대였을 때도 "전략적 선택을 하는 호남지역민들이 어느 시점이 되면 과거 DJ 때처럼 압도적 지지를 보내 줄 것이다"고 기대해왔지만 지금의 성적표는 오히려 역주행 중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호남 출신 유력 대권주자로서 아성을 굳혀왔던 이 대표에게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최근의 위기상황에 대해 다양한 진단들이 나오고 있다.
무엇보다 최장수 총리 시절 보여줬던 리더십이 당 대표 취임 이후로는 예전같지 않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사이다 총리'로서 국민과 공감했던 'NY 리더십'이 확장성을 발휘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표 취임 초기까지만 해도 현장을 누비며 당내 문제 의원들을 향해 과감히 메스를 가하는 등 기대를 한몸에 받았지만 그 이후 정국을 주도할 만한 리더십을 보여주지 못했다.
최근 민주당 지지율 하락을 불러온 추-윤 갈등 사태나 부동산정책과 관련해서도 역할이 모호했다. 말을 아낀 이재명 지사와는 달리, 윤석열 국정조사를 언급했다가 역풍을 맞았으며 호텔식 전세 발언으로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많은 국민들이 피로감을 호소하는데도 이 대표는 추미애 장관을 옹호하는 듯한 발언을 이어갔다. 스스로 문재인 정권을 계승하겠다고 밝혔던 의지의 발로인지, 친문 지지층을 겨냥한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민주당 지지층의 시각에는 윤석열에 막혀 검찰개혁이 지지부진한 데 대한 반감이 컸으니, 이 대표의 발언에도 분명 명분은 있었다. 그렇지만 결과는 기대대로 나타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옵티머스 관련 검찰 조사를 받던 측근 이모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으면서 이 대표에게는 새로운 악재가 되고 있다.
호남지역민들이 느끼는 실망감에는 보다 복합적인 이유가 작용하겠지만 그 중에 하나는,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는 그만의 리더십이 안 보인다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가치를 계승하는 것도 물론 중요하지만 그 단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리더십을 기대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당내 친문그룹이나 친문 지지층과의 역학관계도 고민스러운 대목이다.
문재인 정부 초대 총리 출신으로서, 친문그룹의 지지를 받아 당 대표에 선출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한 배를 탄 것은 아니다.
친문그룹도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 유력주자인 이 대표와 전략적 제휴를 이어가는 것이지, 기회가 되면 언제든지 제3의 후보 카드를 들고 나올 수 있다.
이 대표가 친문 지지세력을 의식해 리더십의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지지율이 빠지고, 그런 상황이 굳어지면 친문그룹이 오히려 이 대표를 떠나게 되는 묘한 상황도 그려볼 수 있다.
그동안 이 대표 지지율이 문재인 정부와 어느 정도 연동돼 왔다는 점에서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이 대표만의 차별화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새로운 시대정신에 맞춰 정국을 리드해가는 강력한 카리스마, 또 한편으로는 현재 추-윤 정국에 막혀 지지부진해 있는 개혁의 완성을 이끄는 리더십이 절대 필요하다.
진단과 해법이야 다양하겠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 이낙연 대표의 리더십으로는 2% 부족하다는 점이다. 그것이 DJ 이후 새로운 지도자를 꿈꾸는 호남지역민들의 정서다.
| 신봉우 기자 / ihonam@naver.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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