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기운 받자" 광주·전남 해맞이객 건강·풍요 기원 "코로나19 완전 종식" "먹고 사는 문제 해결되길"

2022년 01월 01일(토) 18:38

"새해엔 가족 모두 건강하길" "호랑이 기운으로 코로나19 물러났으면…"
'검은 호랑이의 해' 임인년(壬寅年) 새해 첫 태양이 떠오르는 모습을 지켜본 광주·전남 지역민들은 건강과 풍요를 한마음으로 염원했다.
1일 오전 7시께 전남 진도군 고군면 신비의바닷길 호랑이 동상 인근에는 새해 첫 해를 보기 위한 해맞이객 차량 20여 대가 오갔다.
두꺼운 외투와 장갑, 귀마개 등을 갖춘 시민들은 맹추위 속에서도 새해 소원을 마음 속에 새겼다.
각자의 표정에는 새 출발에 대한 벅찬 기대가 묻어 나왔다. 친구 사이로 보이는 한 일행은 나란히 서서 동 트는 바다를 응시했다.
일부 해맞이객들은 수평선 너머 태양이 떠오르며 하늘이 점차 붉게 물들자 연신 합장한 채 허리를 숙이며 새해 소망을 빌었다.
어린 자녀와 함께 온 가족들은 눈을 감고 묵은 해를 보내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각오를 되새겼다.
인근 가계해수욕장에도 삼삼오오 해맞이객들이 모여 동 트는 방향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낮게 깔린 구름과 낮은 봉우리 사이로 하늘이 붉게 물들기 시작했다. 시민들은 '떠오른다', '새빨갛다', '유난히 해가 밝은 것 같다'며 올해 첫 태양을 반갑게 맞이했다.
오전 7시44분께 불 타오르는 듯 강렬한 태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코로나19 위기 속에서 예년처럼 환호를 지르는 해맞이객은 없었지만 곳곳에서 나지막한 탄성이 나왔다. "호랑이해라서 그런지 힘차게 떠오른다", "붉다", "올 한해 좋은 일만 생기려나 보다" 등의 추임새를 하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시민들은 태양이 수평선 위로 떠오른 직후에도 한참을 발걸음을 떼지 못한 채 거듭 감탄했다. 스마트폰을 이용해 해가 떠오르는 장면을 촬영하는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
한 연인은 미리 잡아놓은 구도에 따라 일출 동영상을 촬영하며 미소 지었다.
첫 해를 맞이한 시민들은 기쁜 표정으로 '검은 호랑이의 해'에 이루고 싶은 각자의 소망을 이야기했다.
진도읍 주민 이선자(65·여)씨는 "코로나19가 완전히 종식되서 장사하는 사람들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걱정을 좀 덜었으면 좋겠다. 대선이 있는 만큼 국민들을 섬기고 위하는 좋은 지도자를 뽑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영현(21)씨는 "새해엔 국가가 더 발전하길 바란다. 무엇보다도 남과 북이 통일을 진지하게 이야기하고 한 걸음 나아가면 좋겠다"고 소원을 밝혔다.
연인과 함께 해를 맞이한 김은별(21·여)씨는 "새해엔 아픈 곳 없이 모두가 건강한 한 해가 되길 바란다"고 했다.
최민호(34)씨는 "오늘 떠오르는 해를 보니 호랑이 기운을 받는 듯한 기분이다. 코로나19로 힘든 시간들을 뒤로 하고 올 한해 사업이 번창했으면 한다"고 전했다.이날 광주 남구 금당산 정상에서도 새로운 한 해를 일찍 맞이하는 시민들이 모였다.
시민들은 영하 8도의 추운 날씨에 발을 동동 구르면서도 "집값 좀 내렸으면 좋겠다", "원서 썼는데 대학 붙고 싶다" "주식 오르겠지?" 등 저마다의 소원을 이야기하며 들뜬 표정이었다.
푸른 빛을 띄었던 하늘이 점점 붉게 차오르자 시민들은 '오~', '와' 등 감탄사를 연발하거나 손뼉을 치며 기뻐했다.
떠오르는 태양을 배경으로 인증 사진을 서로 번갈아 촬영하며 훈훈한 분위기도 연출됐다.
고등학생 일행은 손을 한 곳에 모아 '화이팅' 구호를 힘차게 외치며 새해 각오를 다졌다.
해가 떠오르자 눈을 감고 손을 모으며 소원을 빌거나 함께 있던 가족·지인끼리 덕담이 오갔다.
대학생 정주영(24)씨는 "중학교 교사 임용 준비하고 있다. 튼튼한 체력을 바탕으로 올해 안에 꼭 합격하고 싶다"고 소원했다.
공성현(21)씨는 "어서 코로나19가 종식돼 여행도 가고 자유롭게 친구들과 모임도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명호(55)씨는 "딸이 지난해 수능을 봤다. 정시 원서 접수 기간인데, 딸이 원하는 수도권 대학 진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울러 우리 가족 모두 건강하길 바란다"고 이야기했다.
식당을 운영하는 이선호(38)씨는 "코로나19로 손님도 줄고 영업시간 제한으로 인해 매출이 급감했다. 위드 코로나가 안착돼 경제가 되살았으면 한다"고 했다.             
대선이 치러지는 해인 만큼, 정치권에 대한 바람도 있었다. 주부 김선자(48·여)씨는 "올해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다. 집값을 안정 시키고 민생을 잘 살피는 정부가 들어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재환 기자 /

김재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