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밀진단 앞둔 광주 아이파크…부분 철거냐 완전 철거냐 29일 만에 구조작업 마무리…정밀안전진단 수순 예비입주자 "안전 의심…완전 철거 후 재건축" "점검결과에 따라"…정몽규 회장, '조건부' 대책

2022년 02월 09일(수) 16:27

광주 서구 HDC현대산업개발 신축 아파트 붕괴사고가 난 지 약 한달 만에 피해자 구조 작업이 완료됐다. 광주시는 조만간 해당 현장에 대한 정밀진단에 돌입할 예정이다.
입주 예정자들은 사고가 난 201동은 물론이고 나머지 7개동도 전면 철거 후 재시공을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서대석 광주 서구청장은 9일 오전 브리핑을 통해 "847가구 아이파크 입주 예정자를 위해 정밀안전진단, 해체, 재시공 등 문제와 입주 지연에 따른 임시 주거 문제, 중도금 등 금융지원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무너진 건물 잔해 때문에 이웃 아파트와 상가 입주민들도 집을 떠나 대피하는 등 피해를 입었다. 서 구청장은 "이웃 주민과 생업에 피해를 입고 있는 인근 상가 업체 등을 위해서도 현대산업개발과 피해보상 등 협상이 원만히 이뤄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이용섭 광주시장도 마지막 매몰자가 수습된 전날 "사고 발생 29일 만에 실종자 구조작업을 공식 종료한다"며 "현대산업개발은 부실시공으로 인한 붕괴사고로 소중한 시민들이 목숨을 잃고 재산상의 피해를 입은 점에 대해 통렬한 반성과 함께 그룹 차원에서 피해 복구에 모든 노력을 다하고, 피해자들에게 충분한 보상을 해 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고 밝혔다.
구조 작업이 마무리되면서 곧바로 안전진단 등 후속 조치가 진행될 예정이다. 관리·감독청인 서구청, 입주예정자협의회, 시공사, 감리단이 협의해 전문기관을 선정, 정밀안전진단을 의뢰한다. 이 결과에 따라 철거 여부와 공사 재개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입주예정자들은 단지 전체가 붕괴된 201동과 같은 공법으로 지어진 만큼, 안전이 의심된다는 입장이다. 예비입주자협의회는 지난달 17일 사고 현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현장 1·2단지를 모두 철거한 후 재건축해야 한다"며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설계·시공·감리 공사 모든 단계에서 안전관리 준수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상세하고 납득 가능한 보상안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23~38층이 무너져 내린 사고동은 철거 후 재시공 필요성에 큰 이견이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나머지 동들에 대해서는 입주 예정자들과 현산 간 의견이 엇갈릴 수 있다. 재시공이 결정되면 3~4년이 더 소요된다. 업계에서는 철거 및 수습비용은 물론 입주 지체로 인한 피해 보상금을 합하면 약 4000억원의 비용이 더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완전 철거 후 재시공'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안전점검 결과에 따른 '조건부 대책'이라는 비판이 나왔었다. 정 회장은 지난달 기자회견에서 "외부 전문가 및 당국과 상의해 안전점검에서 문제가 있다면 수분양자에 대한 계약해지는 물론 아파트 완전 철거와 재시공도 고려하겠다"며 "광주 지역에서 화정지구가 랜드마크가 될 수 있도록 다시 만드는 것이 최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업계 퇴출 위기에 놓인 현산은 신규 수주가 어려울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공을 들이던 경기도 안양시 사업장에서 재건축 수주를 따내며 한숨을 돌렸다. 현산은 지난 5일 평촌동 관양 현대아파트 재건축 조합 시공사 선정총회에서 과반이 넘는 표를 얻으며 시공사로 최종 선정됐다.
현산은 조합에 파격적 조건을 내걸었다. 특수목적법인(SPC) 설립으로 사업비 2조원을 조달해 이주비를 지급하고, 조합원에 세대당 7000만원의 사업 추진비도 지급할 예정이다. 무엇보다 후분양 조건으로 3.3㎡당 4800만원의 일반분양가를 보장해 조합원들에게 돌아갈 이익을 극대화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김재환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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