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교안, '광주의 상처' 치유?…5·18에 깊은 생채기만 1980년 무슨 사태로 표현…막말 의원, 위성정당으로 5월 단체 "한국당, 국고보조금 받으려고 꼼수"

2020년 02월 16일(일) 16:29

"광주의 상처가 치유되고 시민의 마음이 열릴 때까지 진정성을 갖고 광주를 찾고 광주시민을 만날 것이다. 그분들의 목소리도 가슴에 깊이 새길 것이다."
지난해 국립 5·18민주묘지에서 열린 제39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이 끝난 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입장문을 통해 밝힌 내용이다.
하지만 최근 황 대표와 자유한국당의 행보를 보면 광주의 상처를 보듬기보다는 덧나게 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위성 정당인 미래한국당은 '5·18망언' 논란으로 제명된 이종명 의원을 입당시켰다.
이 의원은 지난해 2월 극우논객 지만원씨와 자유한국당 김순례·김진태 의원과 함께 국회에서 열린 '5·18 진상규명 대국민 공청회' 행사를 주최하면서 "5·18이 폭동이고 유공자들이 괴물"이라는 망언을 해 논란을 빚었다.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한국당 지도부와 당시 김병준 비대위원장은 "국민을 욕보인 행위"라고 사과한 후 당 윤리위원회를 열어 이 의원 제명을 결정했다.
하지만 1년여가 지난 최근까지 제명이 되지 않았다가 지난 13일 의총에서 이 의원을 제명하고 비래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입당시켰다.
5월 단체들은 성명을 통해 "이 의원의 제명 이유가 5·18망언 때문이 아니라 더 많은 국고보조금을 받고 총선에서 앞 번호를 얻기 위해 한국당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에 보내려는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과 함께 5·18 공청회에서 1980년 5월과 관련해 '막말 논란'이 제기된 의원들에 대한 처벌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황교안 대표의 최근 발언도 광주시민들에게 상처를 줬다.
황 대표는 모교인 성균관대학교 앞 떡복이집을 방문한 자리에서 기자들과 대화를 나누던 중 "1980년, 그 때 뭐 하여튼 무슨 사태가 있었죠? 학교가 휴교되고 뭐 이랬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1980년 5월 광주시민들이 계엄군의 총칼에 맞섰던 5·18민주화운동을 '무슨 사태'라고 명명한 것이다.
그럼에도 자유한국당은 "휴교령을 떠올렸을 뿐 광주와는 상관없다"며 네거티브라고 반박했다.
광주 각계에서는 황 대표가 총선을 앞두고 해묵은 '지역감정'을 악용하기 위한 의도적 폄훼라며 반발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그릇된 역사의식을 질타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 뿐만이 아니다.
5·18 진상조사위원 구성도 제대로 1년이 넘게 걸렸다.
5·18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지난 2018년 2월28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 같은해 9월14일부터 법이 시행됐다.
법 시행 5개월 만에 자유한국당이 위원 3명을 추천했지만 청와대가 이 중 2명을 자격미달로 임명을 거부하면서 진상조사위 구성에 난항을 겪었고 이후 추천을 하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내다가 지난해 말에서야 겨우 구성이 됐다.
지역 시민단체 한 관계자는 "자유한국당이 광주와 5·18에 대한 진정성 있게 다가선 적이 한번도 없다. 최근 한국당과 황 대표가 보여준 모습이 단적인 사례"라며 "호남이 왜 한국당에 등을 돌리는지 자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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