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03(금) 22:22
| '스토브리그' 조한선 "손에 물집 잡힐 때까지 야구 연습" |
| 2020년 02월 16일(일) 16:3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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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스토브리그'(극본 이신화/ 연출 정동윤)이 지난 14일 오후 방송을 마지막으로 종영을 맞았다.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 드림즈에 새로 부임한 백승수(남궁민 분) 단장이 다시 팀을 재정비해가는 모습을 그린 '스토브리그'는 그동안 다뤄지지 않았던 프로 야구팀 프런트들의 이야기를 담아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스토브리그'는 출연하는 모든 캐릭터들이 제각각의 매력으로 시청자들을 끌어들였다는 평이 지배적이었다. 드림즈의 중추인 백승수를 비롯해 운영팀장 이세영(박은빈 분), 백승수의 앞을 가로막는 권경민(오정세 분), 운영팀의 막내였지만 스카우트팀의 막내가 된 한재희(조병규 분), 드림즈의 카리스마 강두기(하도권 분) 등 매력 가득한 캐릭터들에 시청자들은 많은 호평을 보냈다.
배우 조한선이 연기한 임동규 역시 마찬가지였다. 국내 리그 안에서는 손에 꼽히는 홈런 타자이자 드림즈의 대표 타자였던 임동규는 백승수와 극 초반부터 강렬한 대립을 펼치며 '스토브리그'의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극 후반부에서는 그가 야구를 향한 진심을 드러내거나 백승수와 다시 힘을 합쳐 드림즈를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주며 훈훈함을 더하기도 했다.
이런 임동규를 연기하며 조한선은 인생캐릭터를 만났다는 평까지 듣고 있지만 '스토브리그' 종영 전 뉴스1을 만난 본인은 여전히 이에 대해 "얼떨떨하다"라고 얘기하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 2001년 데뷔해 어느새 데뷔 19주년을 맞은 조한선과 '스토브리그'를 마친 소감, 앞으로의 연기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막 촬영을 마치고 종영을 하게 됐는데 소감을 밝히자면.
▶방금 인터뷰 한시간 전에 촬영을 끝내고 기쁜 마음으로 넘어왔다. 이렇게 기쁜 마음으로 주목을 받아본지 오래만이었다. 마지막 장면을 문학구장에서 찍었다. 감독님 이하 선수들이 가을야구에 진출해서 포스트시즌에 나가는 락커룸의 뒷모습과 앞모습을 찍었다. 짜릿한 느낌이었다.
-이번 '스토브리그'에 출연하면서 어떤 마음가짐을 가졌나.
▶정말 많이 달랐다. 운동선수 역할도 드라마에서는 처음이었고, 드라마에서 이렇게 비중있게 캐릭터 있는 역할로 나오는 것도 굉장히 오랜만이었다. 또 이렇게 끝까지 힘을 가지고 갈 수 있는 캐릭터도 오랜만이었다. 촬영할 때도 마음이 남달랐다. 쉽지 않은 준비도 있었다. 하지만 촬영하면서 '잘 되겠다' '못 되겠다'의 생각을 하지 않았고 어떻게 하면 임팩트를 줄 수 있을까만 생각했다.
-야구 연습을 많이 했나.
▶기본적으로 일주일에 2회에서 3회씩 한시간 반에서 두시간 동안 꾸준히 했다. 촬영 중에도 2회까지 나오고 공백이 있었는데 다음 출연 장면이 야구를 해야하는 장면이라 계속 연습했다. 저는 제 손에 멍든 걸 처음 봤다. 손에 물집 잡히는 것도 처음이었다. 또 허리가 너무 아프더라. 야구라는 자체를 제가 한 번 밖에 배트를 치는 것밖에는 해보지 않아서 이번에 연습할 때 몸이 아팠다. 나이가 있다보니깐 더 그런 것 같다.(웃음)
-운동 선수 역을 연기하다 보니 체중을 감량한 부분도 있을 듯 한데.
▶대략 6~7kg를 뺐다. 우리나라 야구 자료를 찾아봤는데 4번 타자는 체격이 있더라. 제가 중장거리고 밀어치는 게 주라 여러가지 찾아봤는데 다른 해외 선수들은 체형이 말랐더라. 4번 타자면 역할이 날카로워 보이고 보여지는 이미지가 각져있는 느낌이면 좋겠다는 생각에 살을 빼게 됐다. 이제 다시 쪄야한다. 못 먹었으니깐.(웃음)
-작품에 대한 애정도 남다른 것 같은데.
▶만족 안할 수가 없다. 한편으로는 되게 어리둥절하고 얼떨떨하다. 이렇게 주목을 받아본 게 오랜만이기도 하다. 드라마를 끝내고 이렇게 많은 분들과 인터뷰를 하게 될지도 상상 못했다. 인생 캐릭터라는 기사도 많이 나와서 얼떨떨하지만 기분이 되게 좋다. 한편으로는 다음 작품 어떻게 하지라는 부담도 있다.
-임동규로 인터뷰도 하지 않았나. 그만큼 배역에 몰입한 듯한 느낌이었는데.
▶저도 제가 가끔 야구 선수인 것처럼 느껴진다. 인터뷰를 하자고 하는데 임동규로 인터뷰를 하는 거다. 근데 그게 너무 자연스러웠다. 배우 조한선으로 돌아와서 인터뷰를 하는데 그게 더 어색하더라. 저는 진지하게 인터뷰를 헀는데 과몰입했다고 '야구 선수가 연기해도 되겠다'고 하시는 분도 있었다.
-시청률 상승을 보면서 느낀 점은 없었나.
▶저는 깜짝 놀랐다. 초반 2회까지는 잘 안 나왔던 게 사실이다. 내가 안 나오니깐 잘 나오는구나 생각도 했는데 사실 첫방도 그렇게 나올거라고 생각을 못했다. 그 정도도 많이 나왔다고 개인적으로 생각을 했다. 2회에 또 올라가고 그 다음에 너무 재밌는거다. 쭉쭉쭉 오르는데 저는 원래 칼을 갈고 있었다. 2회까지만 나오고 초반에 욕먹은 것만 생각하면서 칼을 갈고 있었다.
-어떤 욕을 먹은 건가.
▶제 SNS에 들어와서 욕을 많이 먹었다. 나중에는 욕했던 사람이 저한테 미안하다고 하더라. 그럴 정도니 저도 깜짝 놀랐다. 의도를 가지고 연기한 건 아닌데 이게 그렇게 사람들한테 잘 보여줬나라는 생각도 하게 되고 얼떨떨하다. 그리고 사실 제가 댓글을 나쁜 말 하면 자동으로 지워지는 기능을 해놨다. 저는 상관이 없는데 다른 사람들이 보면 안 좋아할 것 같아서 차단을 했는데 핸드폰 바탕화면에는 어떤 DM이 왔는지 보이더라. 근데 들어가면 안 보인다. 결국 그러니 나만 기분이 나쁘더라.(웃음)
-상처를 많이 받지 않나.
▶옛날에는 많이 받았는데 저도 일을 오래하면서 나 자신한테도 단단해졌다는 느낌도 많이 든다. 그걸 보고 상처를 받았다면 지장이 있었을 거다.
-초반 라이벌 관계에 있었던 남궁민과의 호흡은 어땠나.
▶남궁민형과 호흡이 되게 좋았다. 저도 궁민이형을 믿고 갔던 부분이 있다. 궁민이형이 대본을 선택했을 때는 이유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 근데 저는 2회까지 나오고 (한동안 등장하지 않다) 후반부에 다시 나오기 때문에 초반에는 친해질 기회가 없었다.또 너무 친해지면 팽팽한 긴장감이 사라질 것 같았다. 그리고 정말 궁민이형의 연기에 임하는 태도들에서 많이 배웠다.
-남궁민과의 귓속말 장면도 유명한데 실제 촬영 때는 무슨 말을 나눴나.
▶일단 대본에는 '귓속말을 한다'고만 적혀있었고 무슨 내용인지는 가르쳐주지 않으시더라. 말을 한 거는 나중이 돼서 다시 찍은거다. 그냥 저희가 하고 싶은 얘기를 던지는 느낌이었다. 궁민이형은 나한테 똑바로 해라는 식으로 귓속말을 했고 저도 제가 그냥 하고 싶은 느낌으로 말을 했던 기억이다.
-남궁민과의 대립 관계에서 나오는 긴장감이 좋았다는 평도 많은데.
▶2회에서 일단 제가 트레이드 당하는 방법 자체가 굉장히 충격적으로 다가왔다. 드림즈라는 구단 내에서 임동규의 왕국을 건설해 놓았는데 이런 인물을 내보내는 방식이 충격이었다 생각한다. 그런데 궁민이형이 너무 정확하게 찝어주는 연기를 했었고 저는 그걸 받은 것 뿐이었다. 궁민이형이 대사를 잘하고 연기를 잘해줬기 때문에 나는 그저 잘 받은 것 밖에 없었다.
-'스토브리그'는 스포츠계의 적폐를 꼬집으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대본이 가지고 있는 내용 자체가 일어났었던 일이다. 작가님 감독님 입장에서도 이러한 이야기를 꺼내는 게 사실 쉽지 않은 도전이었다고 생각한다. 저도 운동을 했기 때문에 치부를 드러내는 걸 감추고만 있는다고 해서 계속 유지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 안한다. 저희 같은 드라마로 인해서 조금이나마 스포츠계가 개선이 될 수 있으면 더 좋겠다.
-실제 축구선수 출신이니 감정이 남다르게 다가오지 않았나.
▶사실 저도 운동을 어렸을 때부터 했었고 그 다음에 이런 일 저런일 운동하면서 많이 겪었다. 제가 대학교 때까지만 축구를 해서 프로는 가지 못했지만 임동규의 그 꿈은 알고 있다. 그런 꿈을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임동규라는 인물을 대입했을때 이거는 입체적으로 만들고 싶었다. 그냥 흘러가는 캐릭터가 아니라 입체적인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는데 그러다보니깐 대사를 하면서 저도 모르게 감정이 올라오고 몰입이 되더라. 특히 '내가 야구에 얼마나 미친 놈인데'를 말할 때 울컥했던 게 너무나 많았다. 촬영하면서 너무나 몰입이 잘 돼있었고 연기하면서도 정말 답답했다. 왜 이거를 몰라주지라는 심정이었다. 그러면서 마지막에 전지훈련가서 백승수와 이야기할 때 '야구장 앞에서 쥐포 파는 아줌마'와 같은 대사를 하는데 그게 막 와닿더라.
-연기를 하는 마음가짐이 바뀐 점이 있나.
▶연기하는데 남궁민형이 그러더라. '한선아 너 작품 많이 못봤는데 연기하면서 느낀거는 너무 좋다. 너무 여유가 있는 것 같고 너무 좋다'라는 말을 해주셨다. 그래서 제가 궁민형한테 얘기했다. '저는 다 내려놨다. 모든 걸 내려놨다'고 말이다. 근데 내려놨다라는 게 연기생활을 오래해서 내려놓은 게 아니라 정확히 결혼하면서 내려놨다. 가장이 되다보니깐 맡은 역할 하나하나에 생명을 불어넣지 않으면 가정을 꾸릴 수 없겠더라. 그때부터 캐릭터를 분석하면서 혼자 장면을 만들어서 감독님한테 드리고 그랬다. 그게 맞는 지 모르겠지만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는 방법 중에 하나기 때문에 그렇게 했다.
-아직 결혼을 했다는 것도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도 들었다고.
▶결혼 한다고 기사까지 났는데 정말 열심히 해야겠구나 생각한다. 마트에서 장을 보면 조카들인 줄 안다. 그걸 와이프가 옆에서 되게 싫어한다. 결혼한 줄 모르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더라.
-아이들이 운동이나 연예인을 한다고 하면 어떨 것 같나.
▶큰애는 열한살, 둘째는 아홉살이다. 저는 운동한다고 하면 안 말릴 생각이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신체적이나 체력적으로도 건강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자기 체력을 단력하는 거라면 오케이하고 싶다. 연예인 한다고 하면 그건 조금 그렇다. 타기팅이 제일 많이 될 수 있는게 연예인이다 보니깐 아이들이 상처 안 받고 밝고 명랑하게 컸으면 하는게 바람이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
▶어떻게 임동규를 벗어나야 될까라는 부분이 있을 것 같다. 두 번째는 바람보다는 저와의 싸움인 것 같다. 제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더 필사적으로 매달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필사적으로 매달려도 사람들이 보지 않으면 끝이다. 더 필사적으로 매달리고 연기해야 보시는 분들도 연기로 설득할 수 있는 내공을 더 쌓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 또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 있었는데 3월부터 단편 영화를 하나 찍게 됐다. 되게 해보고 싶었던 역할이라 영화의 규모에 신경 쓰지 않고 출연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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