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지대 신당 이번주 출항…'도로호남당' 넘어야 중도 잡는다 DJ 정통성 계승·현역 프리미엄은 장점 "여권 후보에 위협적"…"호남 외에 힘 못쓸 것"

2020년 02월 23일(일) 16:42

중도개혁 신당 통합을 추진하는 바른미래당 일부 의원과 대안신당·민주평화당 의원들이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통합의원총회에서 손을 잡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바른미래당과 대안신당, 민주평화당 등 호남을 지지기반으로 하는 3당이 24일 합당을 의결하는 등 이번주 통합 마무리 절차에 돌입한다.
대부분 호남을 지역 기반으로 하는 이들 3당의 통합이 성공함에 따라 이번 4·15 총선에서 호남 지역은 더불어민주당과의 호남 기반 통합신당의 맞대결로 펼쳐질 전망이다. 
다만 이들이 목표로 하는 '중도·실용·민생·개혁의 대안정치세력'을 위해서는 총선에서 '도로 호남당'을 넘어서야 하는 숙제가 놓여 있다는 평가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바른미래당, 대안신당, 민주평화당은 24일 각각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통합을 위한 수임기구 발족을 의결, 이르면 당일 오전 중 수임기구 합동회의를 개최할 예정이다. 앞선 합의에 따라 각 당 대표들은 이날 모두 물러나고 새로운 임시지도부를 구성한다. 
합당 관련 전권을 위임받은 인사들이 참여하는 수임기구 합동회의에서 합당을 의결한 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 등록을 마치면 합당 절차는 마무리된다. 
이들 3당은 바른미래당에서 안철수계 의원들을 제외하더라도 20여석에 달할 전망이어서 원내 3당이자 교섭단체 지위로 총선을 치르게 된다. 
호남계 3당은 이번 총선에서 호남 민심을 향해 '민주당 1당 싹쓸이는 지역발전에 역효과'라는 프레임을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호남계 3당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정통성을 계승한다는 이미지가 가장 큰 강점으로 꼽힌다. 그런 면에서 호남 민심에 호소하기에는 여당보다 유리한 입지에 있다고 볼 수 있다. 
통합에 따른 컨벤션 효과에 더해 호남계 약 20명 의원이 민주당 후보와 1대1 매치가 성사되면 승산이 있을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지역구 의원 대부분이 호남 현역인 점도 강점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제가 아는 한도 내에서는 지금 호남지역에서 무소속이라든지 호남계 3당쪽에서 뛰는 사람들이 상당수 여권의 후보를 누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또 거대 정당의 싸움을 벗어나 제3지대 세력의 등장에 기대를 거는 표심이 움직일 것이란 분석이 있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초빙교수는 "지지하든 안하든 제3지대가 구축되고 안철수계가 소멸할 수 있는 상황에서 제3지대 정치에 희망을 거는 사람들은 그쪽 정당(호남계 3당)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정치권이 지역주의 청산을 외치는 가운데 등장할 '도로 호남당'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신 교수는 "4+1(협의체)라는 이름으로 임의 단체 속에서 거의 유사 여당 역할을 하던 사람들인데 아예 여당으로 들어갔어야 맞다고 본다"며 "(호남계 3당은) 전라도 이외의 지역에는 힘을 못쓸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 교수는 "인적혁신 없이 호남정당으로 가버리면 중도 정당이 될 수 없다"며 "호남정당 색깔을 뺄 수 있으면 빼는 것이 (선거에) 유리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호남계 통합신당의 도전을 앞둔 민주당은 아직까지는 큰 위협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은 "특정 지역에서 의석을 얻기 위해 선거를 앞두고 이합집산하는 세력이 다시 등장하면 지역 민심의 혹독한 심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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