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페트병으로 옷을 만든다고?…올 봄 패션계 화두는 '친환경'

2020년 02월 23일(일) 17:04

최근 패션계에서는 버려진 폐페트병으로 만든 옷을 입거나 동물 학대 없이 채취된 털로 만든 상품을 구매하는 것이 트렌드로 떠올랐다. '패스트 패션'이 환경파괴의 주범으로 떠오르면서 이른바 '지속가능한 패션'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패션계 트렌드로 '친환경'이 지목됐다. 실제로 지난해 '맥킨지 뉴 에이지 컨슈머 미국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응답자 가운데 66%(밀레니얼세대 75%)이 제품구매 시 '지속가능성'을 고려한다고 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웃도업계 '지속가능한 패션' 선두주자로

노스페이스는 매년 친환경 상품군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는 '페트병 리사이클링 원단 및 천연 울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신발을 선보였다. 대표 제품인 '발키리 보아 2 고어텍스'의 경우 갑피(어퍼)에 페트병 리사이클링 원단을 적용했다.
실제로 노스페이스는 친환경 소재를 활용한 제품 생산뿐 아니라 공정·포장·마케팅에도 친환경 기술을 심었다. 그간 제품 구매시 제공해오던 포장용 종이 상자 대신 다목적으로 사용 가능한 천 소재의 '다회용 슈즈백'을 제공하기로 했다.
K2도 버려진 폐 페트병으로 만든 상품을 내놨다. 대표 상품인 '시그니처 플리스'를 비롯해 다양한 상품에 폐페트병·폐그물에서 추출한 소재를 사용한다. 물·화학제를 사용하지 않은 '드라이다이' 기술을 적용한 '블루트리'도 선보일 계획이다.
이처럼 아웃도어업계가 '친환경'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소재 우수성'에 있다. 친환경 소재는 방습·투습·방풍 기능이 뛰어나 기능성 의류인 아웃도어 상품에 적합하다. 이미지 제고 효과도 있다. 실제 지속가능한 상품을 지향하는 '그린슈머'의 등장으로 친환경 인증 상품의 선호도가 늘고있다.

◇국내 패션계 점령한 '친환경 소재'

최근에는 아웃도어·스포츠 등 기능성 의류 뿐 아니라 남성복·여성복 브랜드 할 것 없이 친환경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빈폴은 올해를 친환경 출시의 원년으로 삼고 100% 재활용이 가능한 소재를 적용한 친환경 상품 '비 싸이클' 라인을 선보였다. 특히 빈폴맨의 경우 '소재개발팀'과 폐페트병을 재생한 충전재를 개발해 일부 제품에 적용했다.
아울러 이번 시즌 동물 학대 없이 윤리적으로 다운을 채취한 'RDS'(책임다운기준) 인증 상품을 선보이는 브랜드 대열에 합류했다. 빈폴은 RDS 인증을 받은 '트러커 점퍼'를 시작으로 올 가을겨울(FW) 시즌 다양한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친환경 상품을 선보인 또 다른 브랜드는 'LF'다. 지난 시즌 헤지스를 통해 '에코풀 라인'을 선보인 데 이어 '앳코너'를 통해 친환경 소재를 선보였다. LF는 앳코너를 통해 '에코 컬렉션'을 선보이며 착한 소비를 추구하는 고객들의 이목을 사로잡을 계획이다.
대표적인 제품은 친환경 데님 소재를 사용한 '세렌티 핏 데님'이다. 소재 공정시 물과 천연가스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생산돼 '친환경 진 소재'로 알려진 터키의 보싸 데님 사용했다. 가죽 소재와 비슷한 느낌을 구현한 '에코 레더' 라인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패션의 선두주자인 '파타고니아'가 이런 철학으로 지속가능한 경영의 성공사례로 꼽힌다"며 "국내에 친환경 개념이 도입된지 1~2년밖에 되지 않은 만큼 당장 매출 증대보다는 사회공헌 차원에서 실행하는 추세이지만, 향후 친환경 상품이 더욱 늘어나면 패션계 주요 카테고리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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