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달 걸리는 코로나 대출…현장실사 생략·심사 간소화

2020년 03월 03일(화) 17:22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으로 피해를 본 기업에 대한 금융지원이 속도를 내지 못하자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이 심사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최근 소상공인을 중심으로 대출 수요가 몰리면서 대출금 수령까지 최대 두 달이 걸리는 등 이용자들의 불만이 늘어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당국과 정책금융기관은 코로나19 피해를 본 중소·중견·소상공인에 신속한 대출을 위해 심사 절차를 간소화하고, 현장 실사를 생략하는 등의 대응책을 마련했다.
일부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을 위한 대출이 실행되기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어서다. 특히 소상공인들이 활용하는 지역신용보증재단을 통한 대출은 문의건수가 폭증하면서 대출금을 수령하기까지 두 달 가까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생기고 있다.
당초 신속한 금융지원을 약속했던 정부의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 정부는 지난달 금융위원회와 중소벤처기업부 주도로 11조원 규모의 ‘코로나19 금융지원 대책’을 내놓으면서 "기업들이 필요한 시기에 정부 지원을 받아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도록 하겠다"며 빠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소상공인·자영업자를 위한 지원책은 소상공인진흥공단이 1조4000억원, 지역 신용보증재단이 1조원 등 3조2000억원을 최저 연 1%대 금리로 빌려주는 게 골자다.
소상공인·소기업의 대출능력을 심사하는 신용보증재단중앙회는 최근 회사의 업력과 신용등급 등을 판단해 전체 80% 정도는 현장실사를 생략하기로 했다. 은행권, 보증기관 은퇴자 200명을 6개월 단기계약직으로 재취업시켜서 대출 심사역 업무도 맡기고 있다. 신용보증재단중앙회 관계자는 "당장 지원이 먼저다 보니 중기부 지침으로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리는 실사 과정을 생략하기로 했다"며 "은행권 은퇴자의 노하우를 살릴 수 있어 지역 신용보증재단별로 6~10개월 계약직으로 심사역 업무를 맡겼다"고 설명했다.
기업을 대상으로 한 대출 문의도 폭증하긴 마찬가지다. 중소기업 이상의 담보능력을 평가해 대출 자격을 심사하는 신용보증기금 역시 코로나19 확산으로 우대보증 신청 기업이 증가하자 우대보증 심사 방법을 간소화해 심사 기간을 단축하고 있다. 신보 관계자는 "영업 현장과 고객의 의견을 반영해 추가로 지원 절차를 간소화할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 역시 지원방안이 제대로 실행되고 있는지 주기적으로 점검하고 있다. 대출 과정에서 문제가 생겨도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엔 대출 담당자에게 면책을 부여하는 조치도 이미 내놓은 상태다. 금융위 관계자는 "심사인력은 제한적인 데 반해 소상공인의 대출 수요가 많아 혼란이 있다"며 "인력을 충원하고, 서류 절차를 온라인으로 대체하는 등 금융기관별로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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