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온라인 수업 늘어났지만…"청각장애인 수어자막 먼얘기" 교육부, 재택수업·원격 권고했지만 청각장애인용 실질적 대책 부족

2020년 03월 10일(화) 16:35

구윤호 한국농아대학생연합회 사무국장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열린 '코로나19에 따른 농(청각장애)학생들의 학습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에서 수어로 발언하고 있다.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한국농아인협회 등은 코로나 확진자가 증가하면서 교육부가 유치원 및 초중고 개학을 연기하고 대학에도 원격수업과 재택수업을 권하고 있으나, 농학생에 대한 대책이 미흡하다고 밝혔다. 온라인 강의에 자막과 수어통역이 제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전국의 초중고 및 대학 개학이 연기되고 강의도 온라인으로 대체되고 있는 가운데 청각장애 학생들에게 수화통역이 제대로 제공되지 않아 불편을 겪고 있었다.
9일 오후 2시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등(단체)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코로나19에 온라인 학습이 늘어나지만 수어통역이나 수어로 만들어진 학습자료가 없어서 청각장애인들의 학습권이 침해받고 있다며 정부에 대책 마련을 호소했다. 지난 2일 교육부가 '코로나19 대응을 위한 교육분야 학사운영 및 지원방안'을 발표하고 재택수업이나 원격을 하도록 권고했지만 현장에서는 청각장애인들을 위한 실질적 대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청각장애 학생의 학습권이 침해됐다는 언론 보도가 이전에 나오자 교육부에서 "장애대학생이 온라인으로 강의를 듣는 경우에 원활하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도록 속기와 수어통역을 제공하겠다"고 밝혔지만 이 또한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단체는 주장했다.
이들은 코로나19 이후 장애학생들을 위해 지침을 세운 A대학의 사례를 이야기하며 현장에서 학생들이 실제 수업을 듣기에 불편한 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A대학의 경우 코로나19이후 온라인강의가 신설되자 유튜브 링크에 들어가 강의를 수강할 수 있게 됐지만 △유튜브 자막 변환의 완성도가 떨어지고 △자동자막 오류 시 학교에서 원격으로 수어통역을 제공해준다고 했지만 원격 연결 자체가 불안정해 제대로 된 학습을 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A대학은 그나마 장애인 학생들에게 부족하나마 지원을 해주려고 노력을 하는 편이지만 다른 대학은 그런 지원조차 없다고도 설명했다.
또한 단체는 장애학생지원센터에서 청각장애학생들이 요청하면 수어통역을 지원해주고 강화하겠다고 했지만 이 또한 현장에서 인력이 충분하지 않고 예산도 확보되지 않아 학생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고도 지적했다.
단체는 당국에 긴급상황에서 청각장애 학생을 지원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고 온라인 강좌에 단계적으로 자막과 수어통역을 제공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달라고 주장했다. 또한 EBS 등의 초중고 공개강의에도 수어통역을 제공할 수 있게 예산을 마련하고 초중고 청각장애 학생을 위해 수어로 제작된 영상도서 등을 보급해달라고도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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