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아프다는데 확인증 받아오세요"…학부모는 냉가슴 앓이 학교 측 코로나19 적극 대처로 확인서 제출해야 등교 가능

2020년 06월 22일(월) 18:24

22일 오전 광주 북구 일곡동의 한 중학교에서 북구청 보건소 방역반 등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예방을 위해 방역 소독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광주 33번 확진자가 일곡동에서 PC방과 편의점을 방문한 것을 확인,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인근 39개 학교에 대해 이날부터 이틀간 등교 대신 원격수업으로 전환했다.

"아버님! 아이가 머리 아프다고 하는데 일단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확인증을 받아오셔야 해요."
학생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의심 증세 중 하나인 기침이나 두통을 호소할 경우 학교 측이 곧바로 하교조치와 함께 의료기관의 확인증 제출을 의무화하면서 학부모들이 냉가슴을 앓고 있다.
광주의 한 고교생 학부모 A씨(52)는 최근 학교 측으로부터 전화연락을 받았다.
아이가 머리가 아프다고 하니 대응 매뉴얼에 따라 하교조치를 하고 병원이나 보건소에 가서 검사를 받아야 한다는 내용이었다.
A씨는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바로 학교로 가서 아이를 데리고 인근 병원의 선별진료소로 향했다. 병원에서 진료를 받았지만 단순 편두통 등으로 코로나19와는 상관이 없다는 확인서를 받았다.
A씨는 "학교에서 연락이 올 때마다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며 "별일이 아니라고 결론이 나면서 걱정은 덜었다"고 말했다.
이어 "증상이 있을 경우 하교를 하도록 하는 등 학교 측은 대응 매뉴얼에 따라 움직일 수밖에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하지만 고교생이라 스트레스가 많아서 아픈 곳도 많을텐데 그때마다 하교시킨다면 앞으로 아이들 공부는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된다"고 덧붙였다.
학부모 B씨도 기침을 하는 고교생 아들을 데리고 광주의 한 보건소를 찾았다. 학교에서 보건소나 병원의 확인증 등을 받아올 것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B씨는 보건소를 찾았고 코로나19 검사를 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보건소 측은 B씨의 아들이 코로나19로는 보이지 않은 점 등을 이유로 코로나19 검사를 보건소에서 받기 보다는 선별진료소가 있는 병원에서 검사를 받은 것이 확인증을 받는데 더 빠르다는 설명했다.
B씨는 "아이가 어떤 상태인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수업에 다시 들어가려면 확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보건소에서는 선별진료소가 있는 병원으로 가라고 하니 당황스럽기도 했고, 짜증도 났다"며 "그때는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하고 확인증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현재 학생들이 학교에 등교하거나 등교했을 때 두통이나 인후통, 기침 등의 증세가 나타날 경우 학교에서는 보건소나 병원 선별진료소에 보내고 있다.
학생들이 다시 학교에 와서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검사를 받았거나 진료를 받았다는 확인증이 필요한 상황이다.
보건소에서 코로나19 검사를 받을 경우 검사를 받았다는 확인증을 받더라도 6시간 이상을 자가격리하는 등 음성 판정을 받을 때까지는 격리상태를 유지해야 한다.
이 때문에 보건당국은 보건소에서 확인증을 받는 방법과 함께 선별진료소에서 의료진의 확인증을 받는 것에 대해 안내를 하고 있는 상황이다.
광주의 한 지자체 관계자는 "검사를 받으러 온 학생을 보면 고교생들이 대다수를 차지한다"며 "학부모들도 학생이 아프다고 하니 혹시나 코로나19에 감염됐을까 하는 마음과 수업 등의 문제로 인해 걱정을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아직 확산세에 있기 때문에 학교에서는 적극적인 대처를 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학부모 등도 이같은 사정을 말하면 대다수 이해는 해주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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