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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오월을 쓰다'를 주제로 열린 국가보훈부 주관 기념식에는 이주호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5·18민주유공자, 유족과 각 정당 대선 후보 정·관계 주요 인사, 학생 등 2500여명이 참석했다.
대선 후보 중에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 권영국 민주노동당 후보가 참석했다.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불참했다.
역대 기념식에는 대통령 또는 총리가 정부 대표로 참석했으나, 이날 기념식에는 윤석열 대통령 파면으로 이 권한대행이 자리를 지켰다. 역대 5·18 정부 기념식이 대통령 궐위 상태에서 치러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조기 대선이 치러진 2017년에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대통령 취임 열흘 만에 기념식에 참석했다.
기념식은 국민의례, 여는 공연(추모 오월시 낭독), 경과 보고, 기념 공연(학생 희생자 소개·추모곡), 기념사, 기념 공연(미래세대가 전하는 희망 메시지·대합창곡),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순으로 40분간 열렸다.
이 권한대행은 기념사에서 "1980년 5월, 광주는 평범한 학생과 시민들이 민주·정의·인권의 가치를 목숨 바쳐 지켜낸 역사의 현장이었다. 자신의 안위보다 나라와 국민을 먼저 생각하며 망설임 없이 거리로 나온 우리의 부모·형제·자매들은 부정과 불의에 맞서 온몸을 던져 싸웠다"며 밝혔다.
이어 "피 끓는 오월 영령들의 외침과 이웃을 내 가족처럼 보듬는 공동체 정신이 하나 돼 오월의 정신이 되었다. 그 오월의 정신 위에 오늘의 대한민국이 세워졌다. 광주의 역사를 넘어 우리 모두의 역사다. 대한민국은 지금 곳곳에 갈등과 분열이 깊어지고 있다. 45년 전 오월의 광주가 보여주었던 연대와 통합의 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가르침이다"고 말했다.
기념식에서는 1980년 5월 광주의 민주주의 수호 정신을 미래 세대에 전승하자는 메시지가 담겼다. '기억'과 '기록', '계승'을 통해 5·18의 역사적 의미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함께 공유하자는 취지다.
여는 공연 '영원한 기억'은 소설과 노래로 기록된 민주유공자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이야기를 영상으로 만났다.
특히 노벨문학상 수상자 한강 작가의 작품 '소년이 온다'로 재조명된 고교생 시민군 고(故) 문재학 열사, 5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 등의 주인공으로 알려진 시민군 대변인 고 윤상원 열사를 조명했다.
가수 이정권은 로이킴의 곡 '봄이 와도'를 노래하며 민주 영령들을 넋을 달래고 유가족에게는 잔잔한 위로를 전했다.
기념 영상 '내일을 쓰다'에서는 518번 버스를 타고 노선을 따라가며 시민들이 바라보는 5·18에 대한 인식과 의미를 나눴다.
이어 광주시립합창단과 나주시립소년소녀합창단이 오월이 피워낸 희망을 모두 함께 기억하자는 의미를 전하는 대합창곡 '함께 걷는 길'을 노래했다.
기념식은 참석자가 함께 손을 맞잡고 오월의 노래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하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이 권한대행과 6·3대선 후보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흰 소복 차림의 오월어머니들과 맞잡은 손을 흔들며 불렀다.
참석자들은 기념식이 끝난 직후 5·18 희생자 묘역과 유영봉안소 등지를 참배하며 민주주의를 지키고자 산화한 열사들을 추념했다.
길승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