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순천소방서 서장 |
영국의 경제학자 애덤 스미스(A.Smith)는 말했다. 모든 인간이 동기 여하에 구애받지 않고 경제법칙에 지배되는 합리적인 인간(經濟人)이라면 사회의 부가 극대화된다고. 물론 그 가정이 실현가능성이 떨어지며, 경제이론을 설명하기 위한 가상의 모델(model)일 뿐이라는 비판도 존재한다.
하지만 사회구성원이 지향점으로 두고 근접해 간다면 경제적 이익 측면에서는 개선을 이룰 수 있지 않을까? 광고에 현혹되어 제품의 성능과 가격은 외면한 채 구매했던 과거에 비하면 ‘가성비’ 소비풍조 또한 경제적으로 진일보한 소비생활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은 없어 보인다. 비용편익분석(cost-benefit analysis, CBA)을 소비할 때마다 실행하고 있으니 말이다.
그렇다면 안전(安全)이 효용(benfit)이라면 어떤 제품을 사야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많은 효용을 얻을 수 있을까? 소방시설은 다양하다. 소화기부터 건물규모에 따라 수 천만원 그 이상에 이르는 소화설비까지 말이다. 모든 건물에 고가의 소방시설을 구비하면 당연히 좋겠지만 비용을 고려하면 단기간에 실현가능성은 매우 낮다.
전국의 각 일선 소방서는 매년 취약계층을 우선 선정하여 소화기와 감지기, 즉 주택용소방시설을 무상으로 보급하고 있다. 한정된 예산 하에서 보다 많은 국민들이 안전(安全)이라는 혜택을 누리게 하기 위해서 시행 중인 정책이다.
최근 3년간 전체 화재의 27.8%는 주택에서 발생했다. 하지만 놀라운 점은 최근 3년간 화재로 인한 사망자 중 55%는 주택화재로 인해 발생했다.
이에 소방청은 ‘주택화재 인명피해 저감 종합대책’을 수립하여, 매년 주택화재 사망자수를 15%씩 줄여나가 ‘24년 이후에는 100명 이하로 줄이는 것을 목표로 ▲IOT기반 마을단위 안전시스템 구축 ▲민관 공동 화재안전 종합컨설팅 ▲소규모 주택 현장대응 기법 개발 ▲단독주택 밀집지역 소방활동 정보조사 ▲주택용 화재경보기 홍보 집중의 해 운영 등 예방·대응·홍보분야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주택거주자 입장에선 ‘가성비’가 있는 일일까? 소방청에서 정책들을 시행하여 전국의 모든 주택거주자들에게 안전을 제공하기 위해선 필연적으로 ‘시간’이라는 비용이 들게 된다.
주택용소방시설은 소화기는 15,000원(온라인쇼핑몰가격), 감지기는 5,500원(온라인쇼핑몰가격)이다. 약 2만원의 비용을 투자하면 소방청에서 보급하려고 하는 안전(安全)이라는 효용의 70%는 누릴 수 있다. 이보다 더한 가성비 제품이 있을까?
소화기는 화재 초기 소방차 1대와 같은 소화효과가 있다고 평가받고 있으며, 감지기는 화재시 경보를 울려 본인 가족은 물론 이웃사람을 대피하게끔 할 수 있다. 소화기로 재산피해를 줄이고, 경보기로 인명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안전(安全), 소방서에서 쓰이는 경례 구호이기도 하다. 시민의 안전을 수호하고 본인의 안전도 지키겠다는 상관에 대한 다짐이다.
이런 열망과 사명감이 안타까운 인명피해로 인해 흔들리지 않도록 시민분들의 작은 관심을 부탁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