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최초 트레블'이지만…이강인, PSG와 동행 이어갈까

[호남신문]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앙 파리 생제르맹(PSG) 이강인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 커리어를 추가했지만, 결승전을 밟지 못하는 아쉬움을 남겼다.
PSG는 1일 오전 4시(한국 시간) 독일 뮌헨의 알리안츠 아레나에서 열린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2024~2025시즌 UCL 결승전에서 5-0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PSG는 구단 역사상 첫 UCL 우승을 거뒀다.
자국 무대 3관왕(리그·컵 대회·슈퍼컵)에 이어 이번 시즌 4관왕을 달성했다.
아울러 PSG는 프랑스 구단 최초로 트리플 크라운(리그·컵 대회·UCL)을 이룬 팀이 됐다.
PSG 미드필더인 이강인은 이번 우승으로 2007~2008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소속이었던 박지성 이후 17년 만에 UCL 우승을 경험한 두 번째 한국인 선수가 됐다.
트리플 크라운은 한국 축구 역사상 최초다.
당시 박지성은 리그까지 2관왕은 했지만, FA컵에서 우승하지 못했다.
대기록을 세웠지만 마냥 웃을 수는 없었다. 최근 불안한 입지에 이어 이날 경기를 끝내 밟지 못했기 때문이다.
루이스 엔리케 PSG 감독은 지난 8강과 4강에 이어 결승전에서도 이강인을 벤치에 앉혔다.
대신 전방엔 우스만 뎀벨레, 흐비차 크바라츠헬리아, 데지레 두에를, 중원엔 파비안 루이스, 비티냐, 주앙 네베스를 출격시켰다.
2007~2008시즌 명단이 제외됐던 박지성과 달리, 교체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으나 끝내 엔리케 감독은 이강인을 투입시키지 않았다.
PSG는 전반 12분에 터진 아슈라프 하키미, 전반 20분에 나온 두에의 이른 득점으로 초반부터 분위기를 주도했다.
이후 후반 18분 두에, 후반 28분 흐비차, 후반 41분 세니 마율루의 추가골로 5-0까지 차이를 벌렸으나, 이강인은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이강인은 시즌 초반까지는 엔리케 감독에게 쏠쏠히 활용됐다.
측면 윙어와 중앙 미드필더는 물론 폴스 나인(가짜 9번) 임무까지 수행했다.
엔리케 감독도 여러 포지션을 뛰는 이강인의 멀티 능력을 여러 번 칭찬했다.
하지만 시즌 중반을 지나면서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강인은 빅 매치마다 벤치에 머무르며 고개를 숙였다.
지난겨울 크바라츠헬리아가 합류한 뒤 주전 경쟁이 한층 험난해진 것도 있지만, 가장 중요한 무대인 UCL에서 공격포인트를 기록하지 못한 게 치명적이었다.
올 시즌 이강인은 프랑스 리그앙에서 6골 6도움을 기록했으나, UCL에서는 리그 페이즈부터 16강까지 11경기 동안 침묵했다.
상황이 급속도로 악화되면서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사우디아라비아 프로축구 프로페셔널리그 이적설이 터졌다.
설상가상 이강인이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자신이 PSG 소속임을 밝히는 문구를 지우면서 불화설까지 피어올랐다.
지난 2023년 마요르카(스페인)를 떠나 PSG로 향할 때와 같아 이적설에 무게가 실렸다.
시즌 말미 이강인은 우승을 조기 확정한 프랑스 리그앙에서만 주로 기회를 받았고, 결국 꿈에 그리던 UCL 결승도 밟지 못했다.
현재로서는 2023년 입단 이후 2년 만에 PSG와 작별할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다가오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잔류 또는 이적 여부가 판가름 날 예정이다.
한편 이강인은 시즌 종료 후 숨 돌릴 틈 없이 곧바로 홍명보호에 합류한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국가대표팀은 6일 오전 3시15분 이라크 바스라의 바스라 국제경기장에서 이라크와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B조 9차전 원정 경기, 10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쿠웨이트와의 10차전 홈 경기를 치른다.
이강인은 PSG에서의 아쉬움을 뒤로하고 축구 대표팀에서 출전과 득점 사냥에 나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