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화합' 3년 만에…광주-화순 동복댐 '갈등 재연'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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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화합' 3년 만에…광주-화순 동복댐 '갈등 재연' 우려

전남도·화순군 '관광명소화' 추진
광주시의회 "150만 식수원" 반발
"광주시-전남도 사전 협의 필요"

광주시와 전남 화순군이 지난 2022년 오랜 숙원이었던 동복댐 관리권 이양 합의를 이끌어내 상생화합의 상징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동복댐 주변 '화순적벽 생태관광 국가명소화 사업'을 둘러싸고 또다시 갈등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전남도와 화순군이 동복댐 일원 '화순적벽 생태관광 국가명소화 사업을 추진하려는 데 대해 광주시의회가 150만 광주시민의 식수원임을 들어 강하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1일 화순군 등에 따르면 광주시와 화순군은 지난 2022년 10월 동복댐 주변 망향정 일대 5㎞ 구간 상수원 보호구역의 시설물 관리권을 화순군에 이양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003년부터 19년 동안 광주시와 화순군이 상수원 보호구역 관리권 분쟁을 벌여오다 전격적으로 합의를 이끌어내 광주-전남 상생화합의 대표적인 상징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최근 동복댐 주변 생태관광 사업을 둘러싸고 또다시 갈등이 재연될 우려를 낳고 있다.
전남도와 화순군이 동복호 주변 '화순적벽 생태관광 국가명소화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환경부를 상대로 규제 완화를 건의하자 광주시의회가 정면으로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광주시의회 환경복지위 소속 의원들은 최근 화순 동복댐 현장을 방문해 화순군의 사업 추진현황과 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제반 문제에 대해 점검했다.
광주시의회는 성명에서 "행정구역상 관할권을 근거로 단순한 규제 개선이 아니라 150만 광주시민의 공공 식수원이 달려있는 생존권 문제"라며 "동복댐을 포함한 해당 지역은 광주시민의 식수를 책임지는 상수원으로서 단 1%의 오염 가능성도 용인될 수 없는 생명선"이라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동복댐 주변 규제 완화 제안은 광주시와 사전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돼 적법성 이전에 신뢰성과 정당성에 의문이 제기될 수밖에 없다"며 "전남지사의 일방적인 제안은 양 지자체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앞서 전남도는 지난달 환경부 장관과의 면담에서 화순 동복댐 주변 박물관 및 전시공간, 관광객을 위한 공간 조성 등 관광개발을 위한 상수원관리규칙 개정의 필요성을 제안했다.
화순군은 '화순적벽 실감형 관광명소 조성사업'을 통해 미디어파사드, 박물관, 기반시설 등을 조성하기로 하고 광주시에 공유재산 사용허가 신청을 추진 중이다.
광주시는 구체적인 사업계획 안이 나오면 관련 입장을 표명한다는 방침이다.
아직까지 광주시와 전남도가 정면으로 충돌한 것은 아니지만 갈등의 요소가 내재돼 있는 만큼 사전 조율이나 협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동복댐이 광주시민의 상수원인데도 시설물 관리권은 전남도와 화순군에 있는 상황"이라며 "양 자치단체가 사전 협의 등을 통해 관광명소화 사업의 범위와 환경오염 여부 등에 대해 접점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동복댐은 지난 1971년 화순군 이서·동복·북면 일원에 건설됐다. 1973년 5월 일대 1만2656㎢가 상수원 보호구역으로 지정됐다.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당시 전남도지사는 광주시를 관리자로 지정했으며 환경부도 지난 2003년 3월 광주시를 관리권자로 인정했다.
이후 광주시와 화순군 사이에 상수원 보호구역 관리권 분쟁을 이어오다 지난 2022년 10월 강기정 광주시장과 김영록 전남도지사, 구복규 화순군수가 상생화합 차원에서 전격적으로 동복댐 수질개선 및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광주시가 동복댐 주변 적벽을 바라볼 수 있는 망향정 일대 5㎞ 구간 상수원보호구역의 시설물 관리권을 화순군에 이양한다는 것이다.
화순군은 망향정 일대에 설치된 관광시설 등 각종 시설물의 운영과 유지·보수·안전관리를 맡게 됐다. 전남도는 광주시와 사전 협의를 통해 댐 주변지역 정비사업 계획 수립과 사업관리 등을 총괄하기로 했다.
화순적벽은 동복댐 상류로부터 7㎞ 구간에 걸쳐 형성된 절벽(노루목적벽)으로 중국 적벽에 버금간다고 해 적벽으로 불리고 있으며 2017년 국가지정 문화재 명승 제112호로 지정됐다.

화순=박순철 기자 ihona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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