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도 아이언맨처럼 만든다"…현대·기아차 '가상현실 車설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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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車도 아이언맨처럼 만든다"…현대·기아차 '가상현실 車설계'

VR 디자인 품평장 첫 공개…넵튠 적용

연구원들이 VR(Virtual Reality: 가상현실)을 활용해 가상의 공간에서 설계 품질을 검증하고 있다.

#영화 아이언맨의 주인공 토니 스타크는 인공지능을 활용한 3D 화면으로 만능 슈트를 설계·제작했다. 먼 미래의 얘기로 보였던 기술이 이제 자동차 제작 설계에 적용된다. 국내 완성차 업계 맏형인 현대자동차그룹이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본격 가동하면서 자동차 기능과 설계를 첨단 가상환경에서 검증할 수 있는 기술 기반이 마련됐다.

현대·기아자동차가 자동차 개발·제작에 가상현실(VR) 시스템을 적용하는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가동한다.
영화 아이언맨에 나왔던 첨단 기술이 자동차 업계에 구현된 것으로 VR 시스템을 차량 제작에 적용하면 설계 및 제작 기간을 대폭 단축할 수 있다.
부품 교체 및 유지보수 절차 역시 사전에 검증 할 수 있어 설계품질의 대폭적인 향상과 비용 절감이 기대된다.

◇"차량 디자인 실물제작 사라진다"…VR로 디자인

현대·기아차는 이달 17일 경기도 화성 남양기술연구소에서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중 VR을 활용한 디자인 품평장 및 설계 검증 시스템을 처음 공개했다고 18일 밝혔다.
버추얼 개발이란 다양한 디지털 데이터를 바탕으로 가상의 자동차 모델 혹은 주행 환경 등을 구현해 실제 부품을 시험 조립해가는 방식이다. 디자이너가 원하는 대로 빠르게 디자인을 바꿔 품평을 진행할 수 있다. 실물 시제작 자동차에서 검증하기 힘든 오류도 조기에 확인·개선 가능하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위해 올해 3월 150억원을 투자해 세계 최대 규모의 최첨단 VR 디자인 품평장을 완공했다.
이날 공개된 디자인 품평장은 20명이 동시에 VR을 활용해 디자인을 평가하는 게 가능한 최첨단 시설이다. 실물 자동차를 보는 것과 똑같은 각도 및 조명에서 외부 디자인을 볼 수 있다. 특히 VR로 구현된 자동차 안에서 실내를 살펴보고 일부 기능을 작동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VR 디자인 품평장 내에는 36개의 모션캡쳐 센서가 설치됐다. 이 센서는 VR 장비를 착용한 평가자의 위치 및 움직임을 1㎜ 단위로 정밀하게 감지한다. 디자인 평가자들은 가상 공간에서 간단한 버튼 조작만으로 차량 부품, 재질, 컬러 등을 마음대로 바꿔보며 디자인을 살펴보는 게 가능하다.
이로써 디자인 모델을 실물로 제작하는 자원 소모를 줄이고 가상현실에서 디자인을 최적 설계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현대·기아차는 지난 10월 공개한 수소 전용 대형트럭 콘셉트카 넵튠의 최종 디자인 평가부터 VR 디자인 품평장을 시범 운용했다. 앞으로 개발하는 모든 신차에 이를 확대 적용할 방침이다.

◇정의선 부회장의 혁신…전면 도입하면 신차개발비 20%↓

버추얼 개발을 활용한 또 다른 기술은 설계 품질검증이다. 부품 교체 및 유지보수 절차를 사전에 검증해 설계 품질을 개선할 수 있다.
현대·기아차는 디자인 품평장과 VR을 활용한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도 이날 공개했다. 해당 시스템은 지난해 6월 구축해 그동안 시범 운영해왔다.
이 시스템은 모든 차량 설계 부문으로부터 3차원 설계 데이터를 모아 디지털 차량을 만들어 설계 품질을 평가하는 방식이다. 평가 부문은 가상의 환경에서 검증 가능한 차량 안전성, 품질, 조작성 등이다.
이를 활용하면 실제 자동차와 100% 일치하는 가상의 3D 디지털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 기존에도 디지털 차량 평가는 일부 진행됐지만 큰 화면을 통해 2D 환경에서 주행 화면을 보는 정도에 불과해 실제 차량 성능을 정밀하게 검증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다.
신규 구축된 VR 설계 품질 검증 시스템은 자동차 운행 환경까지 가상으로 구현해 부품 적합성 및 움직임, 간섭, 냉각 성능 등을 입체적으로 평가 가능하다. 또 컨트롤러로 운행 중인 가상차량을 마음대로 절개해 엔진 움직임이나 부품의 작동 상황을 정밀하게 확인할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는 실제 차량에서 불가능했던 검증이 가능해짐에 따라 실물 평가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개발 차량 문제점이나 개선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는 생산·조립라인 설계에도 VR을 도입할 예정이다. 상품기획 단계에서부터 생산까지 차량 개발 전 과정에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를 도입하면 신차개발 기간은 약 20%, 개발 비용은 연간 15%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정의선 현대차 수석부회장이 강조했던 R&D 혁신은 물론 비용의 획기적인 절감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알버트 비어만 현대·기아차 연구개발본부 사장은 "버추얼 개발 프로세스 강화는 자동차 산업 패러다임 변화와 고객의 요구에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한 주요 전략 중 하나"라며 "이를 통해 품질과 수익성을 높여 R&D 투자를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에 대한 경쟁력을 높여나가겠다"고 말했다.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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