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 전남 의대 신설 '급물살'…치밀한 전략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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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국립 전남 의대 신설 '급물살'…치밀한 전략 시급

民 후보들 "전남 의대 신설" 핵심 공약…국힘도 거부 힘들어
"큰 산 넘었다", "의료 격차 해소"…이르면 2027년 개교 목표

26일 오후 광주 서구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1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호남권 합동연설회에서 이재명(왼쪽부터), 김경수, 김동연 후보가 지지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들이 한 목소리로 국립 전남 의과대학 신설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면서 전남의 30여년 숙원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큰 산을 넘었다" "의료격차 해소에 전기를 마련할 것"이라는 반응 속에 2027년 개교를 현실화시키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과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27일 전남도 등에 따르면 광역단체장을 경험한 이재명·김동연·김경수 예비후보 모두 민주당 경선 합동토론회와 SNS, 인터뷰를 통해 "전남 국립 의대 신설"을 최우선 공약으로 제시했다. "의대가 없는 유일한 광역지자체"라는 사실도 배경으로 제시했다.
민주당이 수권정당이 될 경우 의대 신설에 당·정의 힘이 하나로 모아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의힘도 '대통령의 입'과 '총리담화문'을 통해 대국민 약속을 한 터라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다.
민주당의 호남권 의대 공약은 투 트랙이다. 광역지자체 중 유일하게 국·공·사립 통틀어 의대가 단 한 곳도 없는 전남에는 국립 의대 신설을, 전북에는 기존 국립 의대(전북대)와 별개로, 2018년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승계한 공공의대 설립을 골자로 하고 있다.
설립 주체는 국립 의대는 교육부, 공공의대는 보건복지부이고, 국립 의대는 기존 국립대 내 의대, 공공의대는 권역별 국립대 내에 설치되거나 독립법인으로 운영된다.
의대는 서울 8곳, 강원·부산·대구 각 4곳, 경기·충남 각 3곳, 인천·대전·전북·광주·충북 각 2곳, 경북·울산·경남·제주 각 1곳씩 전국적으로 모두 40곳이 분포돼 있으나, 전남은 열악한 의료 환경에도 전무한 실정이다.
'졸업 후 10년 간 공공보건의료기관 근무'를 골자로 한 공공의대는 전북의 10년 숙원으로, 20, 21대 국회에서 공공의대법 제정을 추진했으나 의료계 반발로 번번이 무산됐고, 22대 국회에서도 의정 갈등으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전남 국립 의대 설립이 급물살을 타면서 지역 사회 반응도 뜨겁다.
의대 교수 출신인 범희승 전 전남의대 설립 범도민추진위 집행위원장은 "일단 큰 산을 넘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립 의대 신설이라는 뜨거운 화두를 (민주당 대권 주자들이) 받아주셨으니 이제 열심히 준비할 때"라고 말했다.
전남도 관계자도 "지역 간 의료 격차 해소와 지역 내 의료 완결성에 커다란 전기를 마련하는 계기가"라고 반겼다.
의대 설립을 염두에 두고 추진된 국립 목포대와 국립 순천대의 수평적 통합과 '2개 이상의 국립대가 단일대학으로 전환하는 경우 해당 대학을 통합국립대로 지정할 수 있다'는 내용을 품은, 26년 만의 고등교육법 전면수정에도 긍정적 효과가 기대된다.
목포대는 1990년 정부에 의대 설립을 첫 건의했고, 2007년 대선 공약으로 채택되기도 했다. 순천대는 1996년 의대설립 타당성 조사에 이어 2008년 추진위를 결성하고 의대 유치에 역량을 모아왔다.
무산 위기에 몰렸던 전남 의대 신설이 대선을 변곡점으로 부활하면서 치밀한 전략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내년 의료인력 수급추계 과정에서 정원 배정이 차질 없이 이뤄져야 하고, 대학 신설과 함께 추진될 상급 부속병원 건립 예산(국가 부담 25%)은 어떻게 해결할 지도 숙제다.
졸업 후 수도권 등으로의 역외유출을 막고 소위 '의료계 남방한계선'을 무력화할 비책은 뭔지, 교수 인력은 어떻게 충원할 지, 신속하고 제대로 된 추진을 위한 특별법 제정도 답이 필요하다.
보건의료계 관계자는 "전남 의대는 국립대 통합으로 지역 대학 위상을 높이는 동시에 동·서부권의 지역완결형 필수의료 체계 구축에도 주춧돌이 되고, 무엇보다 정부 지원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점에서 최상의 선택지"라며 "꼼꼼하고 체계적인 계획 수립이 요구되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수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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