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이 보는 '국힘 단일화 내홍, 이재명 사법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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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호남이 보는 '국힘 단일화 내홍, 이재명 사법리스크'

국민의힘 비전 없이 '반명 단일화' 몰두
민주당 이재명 후보 사법리스크 전면전
'비상계엄·탄핵 대선' 호남민 표심 주목

김문수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한덕수 무소속 대선 예비후보가 5일 서울 종로구 조계사에서 열린 부처님오신날 봉축법요식에서 악수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호남신문] 대선이 채 한 달도 남지 않았으나 보수진영은 단일화를 놓고 충돌하고 있고,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의 사법리스크가 쟁점이 되는 등 선거 정국이 혼돈의 연속이다.
보수진영의 비전 없는 '반명(반 이재명)' 단일화와 대법원의 이례적인 파기환송 과정을 보면서 진보 성향이 강한 호남 유권자 층이 결집하는 모양새다.
6일 광주·전남 정치권에 따르면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탄핵 과정을 거치면서 지역 시민사회는 민주주의 회복과 내란세력 청산 등 사회대개혁을 요구해 왔다.
하지만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후 조기 대선 정국이 곧바로 시작되면서 민주당과 국민의힘 모두 대선 체제로 전환해 정당과 시민사회의 연결고리가 느슨해졌다.
국민의힘은 경선을 거쳐 김문수 후보를 대선 후보로 선출했음에도 무소속 한덕수 후보와 단일화 여부를 놓고 내홍을 벌이고 있다.
비상계엄 총리였던 한 후보는 대선 출마 선언 후 첫 지역 방문지로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은 것이 악수였다.
한 후보는 광주에서 5·18민주화운동을 폭도들이 일으킨 것으로 지칭하는 '광주사태'로 표현하며 "저도 호남사람입니다"라고 호소해 지역민으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았다.
내란청산·사회대개혁 광주비상행동은 "한 후보는 광주시민이 마치 자신이 호남 사람인 것을 잘 몰라서 참배를 반대한 것처럼 말하고 있다. 지역감정을 자극하기 위한 의도적인 발언이라면 비열한 것이다. 광주시민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비판했다.
지역민들은 국민의힘 김 후보와 한 후보의 단일화 갈등이 정책이나 비전 없이 정치공학에만 몰두한 것으로 유권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4일 광주를 찾은 이준석 개혁신당 후보도 "정치공학적 빅텐트는 의미가 없다"며 단일화 참여에 선을 그었다.
지역 시민사회는 민주당의 정권 장악 욕망과 좌고우면이 현재의 혼란스러운 정국을 초래했다고도 질타하고 있다.
시민단체는 "내란세력에 대한 민주당의 좌고우면과 내란세력과의 적절한 타협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코미디 같은 상황을 불러왔다"며 "정치공학적인 선거 논리에 빠져 사회개혁을 외면하지 말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번 대선이 비상계엄과 탄핵 후 치러지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의힘 단일화 갈등과 대법원의 이재명 후보 파기환송이 오히려 민주당에는 지지층 결집과 중도층 확장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비상계엄 당시의 장관과 국무총리 간 단일화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력이 적은 데다, 대선을 불과 28일 앞두고 있어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국민적 공감을 얻어내는 데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민심을 청취하는 '경청 투어'에 나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6일 충북 증평군 장뜰시장에서 즉흥 연설을 하고 있다.(공동취재)

민주당은 이재명 후보 선거법 위반 사건에 대한 대법원의 유죄 취지 파기환송 이후 사법부와 전면전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대선 후보의 재판 기일을 대선 이후로 미뤄달라고 요청했으며, 대법원 확정판결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할 수 있는 법안도 발의할 예정이다.
대법원의 초단기 파기환송을 놓고 시각이 엇갈리고 있으나, 광주·전남 지역 사민사회는 물론 법조계까지 사법부 비판에 가세하고 있는 점은 눈여겨볼 대목이다.
방송토론 과정의 일부 발언을 문제 삼은 것이 정치적 표현의 자유를 과도하게 침해하고, 당선자가 아닌 낙선자를 기소한 것도 선거법 취지에 맞지 않다는 것이다.
파기환송 전에는 이 후보에 대한 사법리스크가 그에 대한 비호감도의 일부를 차지했으나, 이례적인 속도를 거쳐 파기환송이 되자 오히려 이 후보가 사법부의 정치 판결로 박해를 받는 이미지도 형성됐다.
광주지역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은 탄핵 당한 대통령을 배출한 정치 세력이 왜 다시 국정을 맡아야 하는지 유권자의 설득을 얻어내야 하는데 단일화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이런 비정상적인 상황이 민주당과 이재명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슬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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